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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잔해가 묻어 비애로 가득 찬 텅 빈 우주
마음이 고요하지 못해 소파에 널브러져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토요일 오후. 무심히 핸드폰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견디고 돌아온 ‘상상마당 시네마’와 마주쳤다. 개봉하자마자 달려가겠노라고 생각했던 영화 <본즈 앤 올>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방금까지 아무…
어찌어찌 살아남을 것
공감 받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음악 ‘덕후’란 크게든 적게든 반사회적인 데가 있다고 생각한다. 삶의 배경음악에 만족하지 않고, 음악을 들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말이다. 악행을 저지른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피부를…
「취향」이라는 이름의 혜성을 찾아
일본 음악을 즐겨 듣게 된 지도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었다. 우연히 친구의 CDP를 통해 접한 생경한 세계가, 지금은 더할 나위 없는 친구로서 내 옆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입장에서 최근 들려오는 일본 음악에 대한 유례없는…
길을 떠나며 배워 온 것들
사람은 앉은 자리가 편하면 일어날 일이 잘 없지 않은가. 편한 자리가 어딜까 찾아 더듬거리며 헤매다 보니 바다까지 건넜다. 한국을 떠난 지 햇수로 10년. 설레고 즐거운 여정을 거쳐 옮긴 나라만 4개국.…
우리 그냥 다 같이 죽어버리면 멸망을 볼 일이 없겠지만
가끔은 구겨진 채로 잠드는 게 좋다. 반듯이 눕는 게 버거운 날이 있다. 비뚤어지지 않도록, 자꾸 긴장해서 온몸이 빳빳해지는 날. 그런 날이면 좁은 소파에 몸을 구겨 넣는다. 그래서 이제 좀 덜하게…
나에게는 아무에게도 들려주지 않는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다른 사람과 함께 듣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 불편하다. 특히 달리는 차 안에서는 더더욱. 내 음악 취향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평가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 분명 혼자 들을 땐 한음…
noel, don’t look back in anger
‘사람이 죽은 것을 본 날이었다’ 새로 나올 책의 첫 문장을 수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했다. 너무 자극적인 문장인가 싶었지만, 그 문장이 아니면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는 명확한 사실이었으니까. 이제라도 수정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