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불빛

2010년 겨울, 극장에서 <500일의 썸머>를 봤다. 두 남녀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무릎을 쳤다. 승강기 안에서 남자가 헤드셋을 끼고 더 스미스(The Smiths)의 「꺼지지 않는 불빛이 있다(There is a light that n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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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의 여자

스무 해 전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다. 천국에 온 것 같았다. 한가지 흠이라면, 생활비가 만만치 않았다. 통장에 든 정착금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클랜드에서는 돈을 벌 엄두를 내지 못했다. 영어가 딸려서 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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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살아남을 것

공감 받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음악 ‘덕후’란 크게든 적게든 반사회적인 데가 있다고 생각한다. 삶의 배경음악에 만족하지 않고, 음악을 들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말이다. 악행을 저지른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피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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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el, don’t look back in anger

‘사람이 죽은 것을 본 날이었다’ 새로 나올 책의 첫 문장을 수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했다. 너무 자극적인 문장인가 싶었지만, 그 문장이 아니면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는 명확한 사실이었으니까. 이제라도 수정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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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고백

방 중앙을 가로질러 피아노가 놓였다. 내 방을 갖고 싶다고 조르자, 엄마는 피아노를 칸막이 삼아 세 살 위인 오빠와 각각 반씩 나눠 쓰게 했다. 오빠 쪽에는 빨간색 트랜지스터라디오가 있었다. 오빠가 고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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