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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가고 빛바랜 사진만 남아
제일 처음 들은 동물원의 노래가 무엇인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1집 타이틀곡이었던 ‘거리에서’였을까? 친구가 턴테이블에 동물원 2집 바이닐을 올리고는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틀며 “인트로 정말 죽이지 않냐?”라고 말했던 기억은…
색다른 삶으로 이끈 뮤지션과 윤회하는 영감
1. 색다른 삶의 가능성 뻔한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지만, 뻔한 인생을 벗어난 삶은 리스크가 클뿐더러 구체적인 삶의 형태를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학창 시절의 어느 날, 운명처럼 만나게…
누구든 잠시나마 히피였던 때가 있잖아요
철학과는 별나다는 속설을 나도 믿었다. 들어가기 전까진. 허나 신입생 환영회는 지나치게 차분했다. 교수님들은 좋은 말씀, 선배들은 운동 가요, 동기들은 진지한 각오를 늘어놓으며 겉돌았다. 축 처진 분위기 속에서 과대표가 간청했다. “선생님들도…
사랑의 잔해가 묻어 비애로 가득 찬 텅 빈 우주
마음이 고요하지 못해 소파에 널브러져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토요일 오후. 무심히 핸드폰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견디고 돌아온 ‘상상마당 시네마’와 마주쳤다. 개봉하자마자 달려가겠노라고 생각했던 영화 <본즈 앤 올>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방금까지 아무…
어찌어찌 살아남을 것
공감 받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음악 ‘덕후’란 크게든 적게든 반사회적인 데가 있다고 생각한다. 삶의 배경음악에 만족하지 않고, 음악을 들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말이다. 악행을 저지른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피부를…
「취향」이라는 이름의 혜성을 찾아
일본 음악을 즐겨 듣게 된 지도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었다. 우연히 친구의 CDP를 통해 접한 생경한 세계가, 지금은 더할 나위 없는 친구로서 내 옆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입장에서 최근 들려오는 일본 음악에 대한 유례없는…
길을 떠나며 배워 온 것들
사람은 앉은 자리가 편하면 일어날 일이 잘 없지 않은가. 편한 자리가 어딜까 찾아 더듬거리며 헤매다 보니 바다까지 건넜다. 한국을 떠난 지 햇수로 10년. 설레고 즐거운 여정을 거쳐 옮긴 나라만 4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