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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당신은 오프라인으로 손절을 당했군요
<김동완의 텐텐클럽>과 <태연의 친한친구>, 그리고 <푸른 밤 종현입니다>까지. 라디오 키즈로서 라디오 어덜트가 되기까지 나의 지난 궤적은 큰 범위에서 보자면 케이팝 덕질의 이력을 따라왔다. 지방 행사부터 해외 콘서트까지 활동 반경이 넓고…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신비의 거인이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하루하루
카세트테이프를 모은다. 최근 3년 동안 오백여 개를 모은 것 같다. 누군가는 카세트테이프를 모으는 게 무슨 특이한 일이냐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난 카세트테이프를 모으기 전까지, 평생 카세트로 음악을 들어본 적이…
시간은 흘러가고 빛바랜 사진만 남아
제일 처음 들은 동물원의 노래가 무엇인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1집 타이틀곡이었던 ‘거리에서’였을까? 친구가 턴테이블에 동물원 2집 바이닐을 올리고는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틀며 “인트로 정말 죽이지 않냐?”라고 말했던 기억은…
색다른 삶으로 이끈 뮤지션과 윤회하는 영감
1. 색다른 삶의 가능성 뻔한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지만, 뻔한 인생을 벗어난 삶은 리스크가 클뿐더러 구체적인 삶의 형태를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학창 시절의 어느 날, 운명처럼 만나게…
누구든 잠시나마 히피였던 때가 있잖아요
철학과는 별나다는 속설을 나도 믿었다. 들어가기 전까진. 허나 신입생 환영회는 지나치게 차분했다. 교수님들은 좋은 말씀, 선배들은 운동 가요, 동기들은 진지한 각오를 늘어놓으며 겉돌았다. 축 처진 분위기 속에서 과대표가 간청했다. “선생님들도…
사랑의 잔해가 묻어 비애로 가득 찬 텅 빈 우주
마음이 고요하지 못해 소파에 널브러져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토요일 오후. 무심히 핸드폰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견디고 돌아온 ‘상상마당 시네마’와 마주쳤다. 개봉하자마자 달려가겠노라고 생각했던 영화 <본즈 앤 올>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방금까지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