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증의 안과 밖
내일, 내년, 미래 매년 마지막 날에는 간결한 새해 계획을, 이를테면 2022년 12월 31일 결심한 “리드미컬한 인간 되기” 같은 일종의 캐치프레이즈를 궁리하곤 한다. 2023년 12월 31일에는 광화문 광장 서울빛초롱축제 사이를 걷다가…
누구든 잠시나마 히피였던 때가 있잖아요
철학과는 별나다는 속설을 나도 믿었다. 들어가기 전까진. 허나 신입생 환영회는 지나치게 차분했다. 교수님들은 좋은 말씀, 선배들은 운동 가요, 동기들은 진지한 각오를 늘어놓으며 겉돌았다. 축 처진 분위기 속에서 과대표가 간청했다. “선생님들도…
『우리 중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 『음악은 왜 중요할까?』
『우리 중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는 아우슈비츠 생존자이자 극작가인 샤를로트 델보의 회고록이다. 나치 점령 시대 프랑스에서 반나치 활동을 하다 체포되어 수용소 생활을 하게 된 그녀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여성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캘버트는 평생을 살았던 워싱턴 D.C를 떠나 연고가 없는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실버타운으로 이주했다. ‘시니어 클라우드 솔루션 아키텍트’라는, 캘버트로서는 도통 알 수 없는 직책을 가진 아들과 최대한 가까이 있기 위해서였다. 캘버트는 아들이…
『창작자를 위한 지브리 스토리텔링』 & 『진은숙과의 대화』
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세계적인 스튜디오 ‘지브리’. 내놓는 작품마다 빼어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하며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지브리 스튜디오는 어느새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이자 아이콘이 되었다. 『창작자를 위한 지브리 스토리텔링』는 <센과…
스크린이라는 세계, 아바타라는 육체
게임 속 지도 밖 모니터 앞 그가 물었다. 게임 맵의 끝에 가본 적 있냐고. 금세 상상에 빠졌다. 투명하거나 반투명한 막힌 벽, 아무리 키보드 방향키를 눌러 발버둥쳐도 넘어갈 수 없는 세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