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기쁨, 적절한 슬픔
나는 가끔 모로 누워 하늘을 보려 한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습관처럼 가끔은 관 같은데 들어가고 싶다고 너스레 떨곤 한다. 왜 하필 관이냐고 묻는 이들 있다. 이미 관을 대체할 만한 궤…
시간은 흘러가고 빛바랜 사진만 남아
제일 처음 들은 동물원의 노래가 무엇인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1집 타이틀곡이었던 ‘거리에서’였을까? 친구가 턴테이블에 동물원 2집 바이닐을 올리고는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틀며 “인트로 정말 죽이지 않냐?”라고 말했던 기억은…
『영화잡지 스크린 1984~1994』 & 『애도의 미학』
⟪스크린⟫은 1984년 창간되어 2010년까지 발행된 영화 잡지다. 국가 검열과 통제로 인해 영화 산업이 침체됐던 시기부터 세계적인 영화감독을 배출해내며 한국 영화의 부흥이 이루어졌던 시기까지 한국 영화 격동기의 변화를 생생하게 담아냈으며, 할리우드뿐만…
우리는 서로를 느꼈다!
한겨울 깊은 밤, 서울의 한 지하철 역사 안에는 여자들만이 가득했다. 흡사 마거릿 애트우드 소설의 한 장면 같았다. 지상을 향해 줄지어 계단을 오르던 여자들. 길게 뻗은 언덕길을 숨죽여 걷던 여자들. 경찰이…
색다른 삶으로 이끈 뮤지션과 윤회하는 영감
1. 색다른 삶의 가능성 뻔한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지만, 뻔한 인생을 벗어난 삶은 리스크가 클뿐더러 구체적인 삶의 형태를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학창 시절의 어느 날, 운명처럼 만나게…
『케이팝 씬의 순간들』 & 『세계에 대한 믿음』
케이팝은 이제 단순한 한국 대중음악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성장했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음반 발매와 동시에 수십만 장이 판매되며 빌보드 차트에서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고, 해외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하거나 해외 주요…
가려움증의 안과 밖
내일, 내년, 미래 매년 마지막 날에는 간결한 새해 계획을, 이를테면 2022년 12월 31일 결심한 “리드미컬한 인간 되기” 같은 일종의 캐치프레이즈를 궁리하곤 한다. 2023년 12월 31일에는 광화문 광장 서울빛초롱축제 사이를 걷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