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왜 기분이 좋은 걸까
그건 바로 널 마주친 하루였으니까
왜 그럴까 널 보면 어느새 미소가
너는 내게 그런 사람인가 봐

말 걸어보면 금방 느껴져
넌 참 좋은 사람 기분 좋아지는 사람
살다 그런 사람 만나는 게 쉽지 않은 걸
이제 알아 수 많았던 만남들

예전 같음 서두를 거야 더 가까우려 더 알고 싶어 다가가고
하지만 난 좋아 지금도 니가 딱 좋아
니가 내 편이란 게 좋아

이런 사랑도 좋아 곧 식을 설렘보다 느낌 좋은 너
어쩌면 그렇게 어쩌면 내 맘이
한없이 너만 보면 스르르 녹아

가끔만 봐도 좋아 오래 볼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아
어쩌면 내 맘이 어쩌면 조급해
선을 좀 넘는 듯하면 그냥 모른 척 피식해 괜찮아

예전 같음 고백할 거야 내 맘 알아줘 나만 바라봐 애가 타고
하지만 딱 좋아 솔직히 좀 설레지만
지금의 친절함이 좋아

이런 사랑도 좋아 곧 식을 설렘보다 느낌 좋은 너
어쩌면 그렇게 어쩌면 내 맘이
한없이 너만 보면 스르르 녹아

가끔만 봐도 좋아 오래 볼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아
어느 날 늦은 밤 느닷없는 연락
한 번쯤 술 취해 혀가 좀 꼬이면
어쩌다 내 맘을 꺼내 보인다면
선을 좀 넘은 거니까 그날은 미친 거니까 잊어줘

2025년 [월간 윤종신] 2월호 ‘호감’은 짝사랑 중인 한 남자의 설렘과 조심스러운 마음을 동시에 표현한 곡이다. 고백의 순간을 최대한 유예하는 나날들, 덕분에 상대방을 향한 호감이 점점 더 그 밀도와 무게를 더해가는 순간들을 그렸다. 가사 속 화자는 머지않아 식어버릴 게 분명한 설렘보다도 지금까지 이어온 편안한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감정을 드러냈던 과거의 결과가 결국 이별이었기에, 내 감정과 마음을 앞세웠던 결과가 마냥 좋지만은 않았기에 다시금 호감이 커져가는 이 과정이 마냥 조심스럽다. 상대방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과 딱 지금 정도여도 좋으니 가급적 오래 보고 싶은 마음, 남자의 호감 속에는 이 두 마음이 양립한다. 윤종신이 가사를 쓰고, 윤종신과 이근호가 함께 작곡했다.

“저는 요즘 누군가에게 호감이 생기면 가급적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 좋음의 감정을 오래 유지하고 훼손하지 않고 싶기 때문이죠. 한번은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내한 공연을 하는데, 관계자 분이 뮤지션을 백스테이지에서 만나게 해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진짜 좋아한다는 걸 아니까. 그런데 제가 한사코 거절을 하더라고요. 혹시나 그 뮤지션을 향한 감정이 변할까 봐 그게 싫어서.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누가 개인적으로 윤종신 씨 팬이라면서 한번 자리를 만들자고 했을 때 참 부담스럽거든요. 그런 식으로 가까워지는 게 과연 좋을까 싶기도 하고, 괜히 잃지 않아도 될 사람을 잃게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죠.”

2월호 ‘호감’은 표면적으로는 한 남자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로 완성되었으나, 그 이면에는 사랑으로 명명될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 사랑이 되지 못했거나 아니면 사랑을 이미 초과했기에 사랑과는 다른 형태를 띠게 된 감정들에 대한 윤종신의 깊은 관심이 깔려 있다. 윤종신은 가사를 쓰는 동안 호감이 언제 어떻게 생기는지만큼이나 언제 어떻게 사라지는지, 어떤 상황에서 호감이 비호감으로 돌변하는지를 떠올려봤고, 결국 우리가 맺고 있는 수많은 관계가 더 긴밀해지기 위해 욕심을 부리는 과정 속에서 어긋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호감을 계속 호감인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어쩌면 선을 지키고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어떤 관계는 긴밀해지지 않는 쪽을 택했기에 더욱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누군가를 향한 호감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기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잘 지낸다고 해도 7, 80점이 될까 말까죠. 너무 가까워진 이들은 때로는 마이너스가 되기도 하고, 다시는 안 보는 사이로 영영 관계가 종료되기도 하잖아요. 돌이켜보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호감이 지속되는 관계는 내 편이다 싶은 딱 그 정도의 사이일 때인 것 같아요. 서로 함부로 안 하는 사이.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하거나 만나는 게 아니라 보고 싶은 마음을 그냥 그 마음 그대로 둘 수 있는 사이요. 그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정말 쉽지 않거든요. 저는 요즘 더 다가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지키며 멀찍이서 무심한 듯 다정히 바라봐주는 이러한 관계가 무척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2월호 이야기] “시야에 있어주면 참 고마운 사람..오래 봐요 우리.”

[Music]

Lyrics by 윤종신
Composed by 윤종신, 이근호
Arranged by 이근호, 장승훈

Drum & Programming 박한서
Piano 이근호, 장승훈
Bass 한동희
Electric Guitar 채성빈
Acoustic Guitar 박한서
Chorus 김지환

Recorded by 윤종신
Mixed by 김일호 (@지음스튜디오)
Mastered by 권남우(@821 Sound)

[MV]

출연 송민주 김도현

프로덕션 구달스필름
감독 장소하
프로듀서 김형민
조연출 조영래 이왕석
연출팀 최송희 최지원 임은서

촬영 권석현
촬영팀 정지운 김범수 문아영 김세현
조명 이광용(D.O.E.X Light)
조명팀 김종환 양치환 고근범

편집 장소하
색보정 배경근

미술 정도은(Reve)
미술팀 정규진 유현주

헤어 & 메이크업 양선영
어시스턴트 박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