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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미
스크린이라는 세계, 아바타라는 육체
게임 속 지도 밖 모니터 앞 그가 물었다. 게임 맵의 끝에 가본 적 있냐고. 금세 상상에 빠졌다. 투명하거나 반투명한 막힌 벽, 아무리 키보드 방향키를 눌러 발버둥쳐도 넘어갈 수 없는 세계의…
가까이 가까이 더 가까이
길티 플레저 트위스트 제발 이번만큼은 인간을 내려다보지 말자 결심했지만 또또! 시청과 동시에 실패하고 말았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연프’ 얘기다. 지난 몇 년간 온갖 종류의 연프가 눈앞을 스쳐 지나갔고 지금도 계속해서…
“지문 밖의 세계가 더 넓다”
부끄러워서 혼났습니다, 무서워 죽겠습니다 요근래 tvN 드라마 <졸업>이 펼치는 생활의 장면 장면을 거울삼아 신경증적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 내 욕망은 작품 속 인물들이 꿈꾸는 욕망을 닮지 못했다. 더 나은 밥벌이를 위해…
스파이 읽기, 스파이 일기
소설 『동조자』는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스파이, 고정간첩, CIA 비밀 요원, 두 얼굴의 남자입니다. 아마 그리 놀랄 일도 아니겠지만, 두 마음의 남자이기도 합니다. 만화책이나 공포 영화에 흔히 나오는, 편견에 시달리는 돌연변이…
아무튼 호텔, 택시, 아파트
“사람이 허기가 지면요, 남의 집 담장을 넘게 돼 있어요” 서로의 육체를 맹렬하게 탐하던 불꽃 같은 연애가 지나고 7년 후, 우진(이솜)과 사무엘(안재홍) 부부에게 남은 건 팔릴 생각도 없이 자꾸만 떨어지는 아파트…
시네마! 시네마! 시네마!
환희와 눈 흘김, 어둠 속에서 장롱 안이나 식탁 밑을 좋아하는 어린이였다. 누군가기 나를 찾아낼 수도 있다는 두근거림과 아무도 찾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절망감이 뒤섞여 있고 미묘한 전기가 찌르르 통하는 공간의…
잠깐, 용호상박 그게 말이 돼?
쏟아지는 말, 여기저기서 솟구치는 이야기 이 이야기는 웃는 법을 잊어버린 한 야쿠자로부터 시작한다. 신주쿠에서 제일 재미 없는 남자, 눈길 한 번에 방긋 웃는 아이도 엉엉 울릴 수 있는 무서운 인상을…
“내 속엔 울음이 산다”
레어, 미디움, 웰던 중에서 몸이 산산이 조각나 부서질 때까지 소리 지르고 싶은 날이 있다. 가슴이 답답하고 밑도 끝도 없이 부아가 치밀어 끓어오르는 증상, ‘화병’은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에게 흔한 경험이다. 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