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_whenshe_201806
내가 태어나기 1,2년전쯤으로 추정되는 미혼이었던 엄마.

가끔 예상치 못한 시간에 엄마 친구분들에게 전화가 걸려오면, 받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먼저 하게 된다. 술을 한두 잔 드시다가 문득 엄마가 보고 싶어져 대신 나에게 전화를 걸어오시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엄마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친구, 언니, 동생이었던 사람. 처음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전화를 받는 것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분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를 들어드리는 것도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몰랐던 엄마의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새롭다. 예상과는 다르게 엄마는 밖에서 내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한다. 별거 아닌 것처럼 얘기하지만 결국 듣고 나면 전부 자식 자랑이었단다. 엄마가 다른 어떤 것을 포기하더라도 끝까지 지키고 싶어 했던 게 바로 나와 내 동생이었다고, 엄마는 나와 내 동생을 세상 그 무엇보다도 사랑했다고,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너희는 절대 기죽지 말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해주시는 엄마 친구분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그만 눈물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