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그 연애의 결론 (2 AM)
토요일 오전 진료를 마친 나는 정이 퇴근하길 기다렸다. 같은 병원 동료인 그녀는 4살 어렸지만 비단 내가 아니라 곁에 있는 모두가 사라져도 혼자 지낼 준비가 된 사람이었다. 정의 그런 면이 서운하지…
『소설&지도』 & 『뮤지컬 탐독』
지도를 그리는 일은 발걸음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겹겹이 쌓아 기호들만 남기고 곁가지를 단순화하는 아주 시적인 작업이다. 뉴욕의 일러스트레이터 앤드루 더그라프와 출판 편집자 대니얼 하먼은 지도를 그리는 이 시적인 일의 배경으로…
수많은 얼굴들의 세계
사진 속 두 사람의 얼굴을 바꿔주는 어플이 유행했다. 그 어플이 얼굴을 바꿔주는 대상은, 인간에 한정되지 않다. 강아지나 석고상처럼, 사람이 아닌 것과도 얼굴을 바꿔준다. 다소 우스꽝스럽고 ‘낯선’ 느낌 때문에, 유머 게시판에서…
나를 태어나게 한 부모에게 <가버나움>
2019년 1월의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에서 만나본 영화는 <가버나움>이다. 우리나라에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으나 중동과 유럽에서는 일찌감치 연출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여성 감독 나딘 라바키의 세 번째 장편으로 제71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그 열 명을 보아서라도 내가 파멸시키지 않겠다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너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소돔에서 일어났더라면, 그 고을은 오늘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 땅이 너보다 견디기…
시작하는 이들의 밤 (1 AM)
하루는 시작되자마자 가장 짙은 어둠을 만난다. 출발과 어울리지 않는 어두운 풍경이다. 하루가 왜 어둠 속에서 시작되는지, 시작되자마자 하루 중 가장 짙은 어둠을 만나는지, 그 어둠이 어떻게 찬란하게 물드는지, 그 찬란함이…
『보통 여자 보통 운동』 & 『한국 괴물 백과』
새해를 맞아 ‘운동하기’를 새롭게 다짐한 여성들을 위한 책, 『보통 여자 보통 운동』이 출간되었다. “일하는 여성 열 명이 들려주는 운동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 책에는 작가가 ‘운동 열정가’라고 이름 붙인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