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숲속에서 바다를 보았다
미지의 것에 관심이 많다. 알 수 없는 시공간의 우주. 선명한 태양 아래서는 사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있다, 몇만 광년 너머 별빛이 반짝이면 신비에 사로잡힌다. 거대한 우주적 공상에 빠지다 보면 티끌보다…
그런 일이 있었어요, 우리에게 (3 AM)
그즈음 나는 무언가를 기억해내는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삼십 칠년 여 만에 한국에 온 미국인 여성에게 옛 극장들을 안내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부터였다. 첫날, 그는 종로 3가 유니클로 앞에 서 있었다. 주위를…
『인터뷰, 당신과 나의 희곡』 & 『저 청소일 하는데요?』
『인터뷰, 당신과 나의 희곡』은 캐나다의 문학평론가 엘리너 와크텔과 세계 최고의 작가 15인의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그는 1987년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이래 1990년부터 CBC 라디오 프로그램 ‘Writers&Company’를 30년 가까이 진행하면서 가즈오…
죄책감이 스민 햇빛
실수를 실패라고 단정하는 날들이 있다. 그런 날들 속에 오래 머물다 보면 티끌처럼 사소한 것들에도 번번이 마음을 다치게 된다. 사실은 별 일 아닌데. 그리고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만일 수도 있는…
<한남동 이야기> 펀딩 프로젝트
안녕하세요, 월간 윤종신입니다. 젊은 소설가 24인 들려주는 <한남동 이야기> 텀블벅 펀딩 시작합니다. 👉https://www.tumblbug.com/hannamdongstories — 웹진 <월간 윤종신>에서 2017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진행되었던 짧은 픽션 코너 ‘한남동 이야기’가 책으로 제작됩니다. 젊은…
3월호 ‘깔라마리’
2019년 3월 ‘깔라마리’ 월간 식당에서 소개하는 3월의 메뉴는 ‘깔라마리’. ‘꿔바로우’ 튀김 방식을 차용해 겉은 쫄깃 바삭하고 안은 보들보들한 한치 튀김 요리. 갑오징어 먹물을 사용해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취향에 따라 맛의…
냉전이 완성한 사랑 <콜드 워>
2019년 2월의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에서 만나본 영화는 <콜드 워>이다. 제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이다>의 파벨 파블리코브스키 감독의 신작으로 2018년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사랑과 음악이…
가로막혀야 타오르는 마음이여
“졸졸 흐르는 시냇물도 막으면 막을수록 거세게 흐른다.”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때론 장애물이 사랑을 완성하기도 한다. 냉전과 전체주의 체제의 감시가 없었더라도 줄라(요안나 쿨릭)와 빅토르(토파츠 코트) 사이의 감정이 그토록 절절하게 타올랐을까? 막상 아무것도…
모든 노래는 작고 크다
친구가 물었다. “좋은 노래를 판단하는 기준이 뭐야?” “뭐긴, 그냥 들었을 때 아! 내 노래다 싶은 거지.” 1년에 딱 2곡 정도가 나의 노래가 된다. 출근길 버스에서 10번 이상 들어도 좀체 질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