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12 PM)
상세한 내용은 첨부파일을 확인해주시고, 추가로 필요한 부분 있으시면 말씀 주세요. 감사합니다. 점심 맛있게 드세요. 최효정 드림. 효정은 모니터를 노려봤다. 정확히는 자신이 작성한 메일 속 한 문장을. 그것이 잘못되어서는 아니었다. 효정의…
『우리는 코다입니다』 &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는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뜻하는 말이다. 이들은 부모의 영향 아래 필연적으로 소리보다는 손과 표정으로 언어를 익히며 소리의 세계와 침묵의 세계를 잇는 중책을 맡곤 한다.…
12월 ‘스칼로피네’
2019년 12월 ‘스칼로피네’ 월간식당에서 소개하는 12월의 메뉴는 ‘스칼로피네’.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 지역에서 많이 먹는 ‘스칼로피네’를 한국적으로 변주한 메뉴이다. 저민 양고기에 허브와 프로슈토를 넣고 감싸는 오리지널 ‘스칼로피네’와 달리, 월간식당에서는 채끝등심을 넣게…
너에게, 그때의 나에게
영화의 첫 장면. 기차는 설원의 풍경 위를 달리는 중이다. 목적지는 어디일까. 누가 이 기차를 탄 것일까. 아직은 알 수 없다. 잠시 후 카메라는 방을 정리 중인 노년 여성을 비춘다. 그는…
말하지 못하고 허공에 걸어둔 마음들
<윤희에게>를 보고 돌아오던 날, 나는 오래 걸었다. 오랜 세월을 지나 비로소 만난 윤희(김희애)와 쥰(나카무라 유코)이 그랬던 것처럼. 20년 넘는 시간 동안 서로를 그리워하던 두 사람은, 감격에 찬 포옹이나 마음을 확인하는…
노래의 기쁨과 슬픔
그런 노래들이 있다. 언제 어디서 들어도 나를 ‘오래전 그곳’으로 훌쩍 데려가는 마법과도 같은 노래들. 하림의 <출국>은 10년 전 첫 직장을 관두고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을 눈앞에 펼쳐놓고, 요조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멜팅 (11 AM)
질펀히 흐를 용(溶)자를 쓰는 용수를 태운 비행기가 막 활주로에 들어섰다. 몇 시간 전보다 빨라진 시각과 낮아진 기온을 안내하는 기장의 멘트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승객들은 안전벨트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나 객석 위…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 『밀크맨』
동물 학대와 착취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요즘,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단체가 있다. 바로 ‘동물권행동 ‘카라’이다. 2002년 ‘아름품’이라는 단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