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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영화이야기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 바톤을 이어받으시오
관객이 해피엔딩을 의심치 않던 순간, 스파이크 리의 영화 <블랙클랜스맨>(2018)은 관객의 목덜미를 잡아당긴다. 론(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KKK의 콜로라도 스프링스 지부를 끝장냈지만, 여전히 누군가 현관문을 두들기면 일단 권총을 꺼내 들고 대비해야 하는…
냉전이 완성한 사랑 <콜드 워>
2019년 2월의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에서 만나본 영화는 <콜드 워>이다. 제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이다>의 파벨 파블리코브스키 감독의 신작으로 2018년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사랑과 음악이…
가로막혀야 타오르는 마음이여
“졸졸 흐르는 시냇물도 막으면 막을수록 거세게 흐른다.”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때론 장애물이 사랑을 완성하기도 한다. 냉전과 전체주의 체제의 감시가 없었더라도 줄라(요안나 쿨릭)와 빅토르(토파츠 코트) 사이의 감정이 그토록 절절하게 타올랐을까? 막상 아무것도…
나를 태어나게 한 부모에게 <가버나움>
2019년 1월의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에서 만나본 영화는 <가버나움>이다. 우리나라에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으나 중동과 유럽에서는 일찌감치 연출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여성 감독 나딘 라바키의 세 번째 장편으로 제71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그 열 명을 보아서라도 내가 파멸시키지 않겠다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너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소돔에서 일어났더라면, 그 고을은 오늘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 땅이 너보다 견디기…
엄마는 누가 돌볼까? <툴리>
2018년 12월의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에서 만나본 영화는 <툴리>. <주노>와 <영 어덜트>를 함께 만들었던 제이스 라이트먼(감독) – 디아블로 코디(작가) 콤비의 신작이다. 아이를 셋을 키우며 날마다 육아 전쟁을 치르는 한 여성의 이야기로…
거창하고 아름다운 말들이 우리를 질식시키기 전에
<툴리>(2018)는 축복과 숭고함이라는 수사 뒤에 감춰진 고통을 혼자 감당하는 여성, 마를로(샤를리즈 테론)의 자리에서 시작한다. 마를로의 삶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의심되는 둘째 조나(애셔 마일즈 팔리카)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힘들다. 마를로는 조나를…
하이드리히 암살 작전 <철의 심장을 가진 남자>
2018년 11월의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에서 만나본 작품은 <철의 심장을 가진 남자>이다. 나치 친위대의 두뇌 역할을 하며 유대인 대학살을 계획한 문제적 인물 ‘하이드리히’ 암살 작전을 그린다.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작전으로 평가받는…
비아냥의 힘으로 노려보다
체코슬로바키아 망명정부 소속 레지스탕스 요원들이 영국의 지원을 받아 나치 독일의 SS 보안방첩부 수장이자 보헤미아-모라바 보호령의 총독대리였던 라인하르트 하인리히를 암살한 실제 작전 ‘오퍼레이션 안트로포이드’는 반복해서 영화의 소재가 된 사건이다. 제2차 세계대전사에서…
단죄하려는 마음 <죄 많은 소녀>
2018년 10월의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에서 만나본 작품은 <죄 많은 소녀>이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과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고 <곡성>의 연출부를 거친 김의석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올해의 발견’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