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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노래, 노래의 인생
내 삶에는 어느 시절이면, 온통 나를 휘감아 돌았던 노래들이 있었다. 어떤 노래는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꿈꾸게 해주었고, 어떤 노래는 내가 속해 있는 지금을 무엇보다 사랑하게 해주었다. 또 어느…
즐거운 슬픔을 켜둔 채로
며칠 전, 내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던 사람이 있었다. 나는 난감해진 얼굴을 애써 숨기면서 급히 대답을 골랐다. “포장지 뜯을 때 말이에요, 이빨을 안 쓰고 손으로 한 번에 뜯는 사람이…
노래의 기쁨과 슬픔
그런 노래들이 있다. 언제 어디서 들어도 나를 ‘오래전 그곳’으로 훌쩍 데려가는 마법과도 같은 노래들. 하림의 <출국>은 10년 전 첫 직장을 관두고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을 눈앞에 펼쳐놓고, 요조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당신이 나의 중력이에요
몇 해 전 어느 날의 일이다. 퇴근해 집에 돌아오니 편지 한 통이 와 있었다. 내가 처음 만났을 땐 열일곱이었고 편지 쓴 그해 스물이었던 여자아이, 그러니 지금은 스물넷이 된 여자아이 석희로부터.…
선명하지만 닿지 않는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처음의 순간들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 덕분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관해서라면 첫인상, 첫 키스, “사랑한다”고 처음 말했던 순간 등등… 몇 년이 흘러도 생생하다. 라디오 피디가 되었노라 통지받던 합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