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LOB 1월의 작가 : 이지은
2016 Cafe LOB 갤러리는 이지은 작가와 함께 그 시작의 문을 연다. 그림도 그리고 그림책도 짓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지은 작가는 그림책 <종이 아빠>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그녀가 지난 해부터 꾸준히 작업해 온 그림 일기로 구성되어 있다. 캔버스로 확장해 다시 그린 작품들과 그림 일기에서 떼어낸 드로잉들이 적절히 섞여 있으며, 모두 동물을 테마로 하고 있다. 그녀의 손끝에서 태어난 동물들이 전하고자 하는 어떤 구체적인 감정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기회이다. 이지은 작가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달의 작가 이지은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Cafe LOB에서 2016년 1월 한 달간 전시하게 되었는데요. 소감이 어떠신지요?
중학교 2학년 겨울, 삼성동 ‘015B+윤종신’ 콘서트장 앞에서 자리를 맡았을 때 느꼈던 그 새벽의 찬 기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즈음 교내에 유일했던 ‘윤종신’파 친구와 함께 독서실 구석 자리에 앉아 ‘너의 결혼식’을 들으며 ‘역시 사랑하는 사람은 떠나보내야 제맛’이라면서 눈물을 글썽였던 기억도 나고요. 시간이 흘러 제가 이렇게 윤종신 씨의 카페에서 전시하게 되다니…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만난 느낌이랄까요. 콕 집어 설명할 순 없지만 그런 느낌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동물을 오브제로 일기를 썼습니다. 우연히 끄적인 동물 드로잉이 시작이었어요. 머리가 아팠던 날, 공포를 느꼈던 날, 즐거웠던 날, 몹시 추웠던 날 등 구체적인 텍스트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날의 감정 혹은 사건을 떠올리며 동물로 표현해봤습니다. 차곡차곡 쌓인 그림일기가 어느덧 네 권이나 되었고, 그중 몇몇을 캔버스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드리는 작업물은 캔버스로 옮긴 몇 작품과 일기장의 일부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물을 그리는 것이 작가님에게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제게 동물을 그리는 일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오감을 일깨우는 것이죠. 선호하는 작업 방식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액체의 느낌이 살아 있는 재료를 좋아합니다. 실패의 공포를 살살 달래가면서 무겁지 않게 힘을 빼고 하는 작업을 좋아합니다. 작업과의 ‘밀당’이 끝난 후의 희열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밀당’의 실패로 작업이 쓰레기가 되었을 때의 그 난감함은 피할 수 없지만요. 최근 작품의 이슈나 관심사가 있다면?
요즘에는 ‘사라진 것’, ‘사라지고 있는 것’ 그리고 ‘남겨지는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로 인한 감정들 앞에서 제가 너무나 무기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방식대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다짐하고 있기도 하고요. 언제나 다짐뿐인 게 문제이지만요. 앞으로의 작업/활동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올봄 출간 예정인 그림책을 준비 중이고, 몇 개의 전시도 준비 중입니다. 운영하던 작은 브랜드 ‘Tumbling Funny L’도 다시 재정비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월간 윤종신> 디지털 매거진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해주세요.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