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호 ‘우울한 날’
그냥 그런가 보다 해줘
이러다 내일 또 왜 저래 쟨 갑자기 업 될지도
기분이란 게 감정이라는 게 굳이 이유가 있을까
그런 날이니까 그런 나일뿐인 게 다야
지나간 많은 게 후회돼
다가올 모든 건 불안해
왜 그리 못난 내 하루인지 던졌던 내 모든 말
기분이란 게 감정이라는 게 굳이 너라 할 수 있을까
그런 날이니까 그런 나일뿐인 게 다야
우울한 이런 날엔 그냥 나를 좀 내버려 둘래
“사실 우울은 별스러운 감정이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감정이잖아요. 입맛이 있는 날이 있는가 하면 아예 없는 날이 있는 것처럼 그렇게 우리의 일상을 이루는 아주 보편적인 감정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리는 흔히 우울한 감정을 비정상적인 것, 혹은 부정적이고 나쁜 것으로 인식하고는 어떻게든 그 상태를 벗어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누가 우울하다고 하면 에이 아닐거야, 그런 거 아닐 거야, 하면서 어떻게든 그 상태에 빠지는 걸 막으려고 하기도 하고요. 우울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마주하는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우울을 좋다 나쁘다의 이분법으로 구분하지 않는 그런 노래요.”
약간의 우울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경직된 사회 분위기는 우리에게 부정적 감정은 가급적 억누르도록 강제한다. 그리고 즐겁고 밝은 표정의 긍정 가면을 덧씌운다. 마냥 긍정적이고 무쇠처럼 단단한 듯한 사람들에게서 이따금 느껴지는 위태로움은 아마도 그러한 가면 아래로 드리운 진실의 그림자일 것이다. 윤종신은 부정적 감정을 제거하기보다는 그것에 내재되어 있는 힘을 그대로 활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우울하기에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무엇인지, 우울하기 때문에 내가 시도해볼 수 있는 다른 행동은 무엇인지 가늠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돌이켜보면 저는 창작자이기에 우울함을 잘 활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울할 때 기록해두었던 문구들이 결국 가사의 바탕이 되어준 적이 많았거든요. 저는 우울을 외면하기보다는 표현하는 것에 익숙했고, 운이 좋게도 그것이 생산적 활동으로도 이어진 셈이죠. 여러분도 우울함을 자주 토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다 괜찮다 혹은 괜찮아질 것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보다는 그냥 다 싫다, 꼴 보기 싫다, 라고 날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건강해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적어도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순간이 있는 것이니까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일단 내 감정을 마음껏 표현해보자고요.”
[11월호 이야기] “믿음 소망 사랑 만큼 중요한 자연스런 우리의 감정 ‘우울‘.”Lyrics by 윤종신
Composed by ONEO
Arranged by ONEO
Piano 강화성
Recorded by 윤종신
Mixed by 김일호(@지음스튜디오)
Mastered by 권남우(@821 Sound)
출연 윤종신
건반 강화성
프로덕션 구달스필름
감독 장소하
프로듀서 김형민
연출팀 이왕석 김도현
촬영감독 한상길
B촬영 송강석
촬영팀 신진용 김태욱
데이터랭글러 윤여유
조명감독 이광용
조명팀 박현준
편집 이왕석
스타일리스트 오영주
헤어 이재영 정성민
메이크업 최송이
매니지먼트 차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