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아이를 키우며 겪은 계층 문제와 다문화 문제를 담은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로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칼럼니스트 브래디 미카코 신작이다. 혐오와 분열, 차별과 대립이 점점 더 극심해지는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분석적 진단과 방법적 고민이 담겨 있다. 저자는 나와 닮은 사람에게 주로 발현되는 ‘공감’의 한계를 지적하며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상상력 ‘엠퍼시(empathy)’를 제안한다. ‘공감’에서 중요한 것이 나와 상대의 유사성이나 동의 가능 여부라면, ‘엠퍼시’에서 중요한 것은 공감하지 않는 상대를 이해해보려는 지적인 노력이다. 여기서 저자가 우리에게 신어보기를 권하는 ’타인의 신발’이란 상대의 입장, 사회적 배경, 사상 등을 의미한다. 내가 속해 있는 자리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를 이해해보려는 시도. 상대방의 자리에서 생각해보고 파악해보려는 노력. 타인의 감정을 상상해보면서 타인이 되어보는 연습. 저자는 이러한 의식적인 활동이 없다면 몰이해와 편견으로 쌓아 올린 혐오의 장벽을 쉽게 낮출 수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지은이 브래디 미카코
옮긴이 정수윤
출간정보 은행나무 / 2022-03-18

⟪나는 휴먼⟫은 장애 운동의 대모라 불리는 주디스 휴먼의 자서전이다.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사지마비 장애를 얻게 된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장애 정체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장애인이 등등하게 누려야 할 기회와 권리를 위해 투쟁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 그리고 장애 권리 행정가로서 일하며 장애인의 권리가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와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는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여성이자 장애인인 휴먼의 일대기이기도 하지만 미국 장애 운동의 변모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역사서이기도 하다. 장애인들이 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 어떻게 서로의 용기가 되어주며 목소리를 키워나갔는지,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협력하고 대항했는지 그 구체적인 일화들이 담겨 있다. 1964년에 제정된 미국의 시민권법은 인종, 피부색, 종교, 출신 국가에 따른 차별을 없애기 위한 조항은 포함하고 있었으나 장애에 대한 조항은 없었고, 휴먼과 그의 동료들은 오랜 노력과 투쟁 끝에 1990년 7월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미국장애인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나는 휴먼⟫
지은이 주디스 휴먼, 크리스틴 조이너
옮긴이 김채원, 문영민
출간정보 사계절 / 2022-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