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브릭 “이제는 흔히 볼 수 없는 옛 사진 앨범을 떠올리며 작업했습니다.”
2021 <월간 윤종신> Repair 6월호 ‘이층집 소녀’의 앨범 커버를 디자인한 패브릭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간략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패브릭은 김깊은, 최석환이 공동 운영하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편집디자인, 브랜딩, 아트디렉션, 패키지 디자인, 글자를 아우르는 작업을 하며 각종 문화 예술 분야의 출판물 및 다양한 매체의 디자인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 2021 <월간 윤종신> 리페어 6월호 ‘이층집 소녀’ 앨범 커버 아티스트로 선정되셨는데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전화를 받았을 때, 놀람과 동시에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윤종신 PD님의 작업과 프로젝트들을 좋아해왔는데 멋진 작업에 같이 참여할 수 있어서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고, 감사했습니다.
– 먼저 노래를 듣고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리페어된 곡을 듣기 전 원곡이 수록되어 있는 4집 [공존] 앨범에 대한 정보를 먼저 접했는데요. 이 앨범의 사진과 비주얼 콘셉트가 복고, 그러니까 1960-70년대 콘셉트로 기획된 부분이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 작업에 그런 감성을 녹여 내고 싶었습니다. 윤종신 피디님의 목소리에서 아련함이 느껴지는 게 원곡이었다면, 리페어 곡은 뭔가 힘있는 목소리로 추억을 회상하면서 부르신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휘파람 멜로디가 작업하는 내내 머릿속을 아른거려서 휘파람을 계속 불렀습니다!
– 이번 작업은 어떤 생각과 의도로 진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작업 정보와 브리핑을 받을 때 윤종신 PD님이 직접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들을 활용했으면 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는데요. 곡의 분위기를 염두에 두고 촬영하시는 듯하여 필름 사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했고, 실제로 현상된 사진들을 보니 이제는 흔히 볼 수 없는 옛 사진 앨범들이 떠올라서 사진 앨범 레이아웃을 사용하려 했습니다. 타이포그래피에서는 글자를 직접 연필로 따라 그린 후 다시 스캔하여 사용하였고, 컴퓨터 그래픽이 주는 차가운 인상에서 벗어나 완벽하진 않지만 따뜻한 감성이 묻어 나도록 의도했습니다.
– 작업하시면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희의 그래픽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서 좀 더 세련되고 효과도 멋지게 넣어 짜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디자인 의도를 살리려고 힘을 빼고 작업했습니다. 너무 밋밋해보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조금 했는데요. 하지만 그런 고민의 과정 또한 즐거웠습니다.
– 그동안 어떤 작업을 해오셨는지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문화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단체나 단체 주관의 프로그램들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개발하고, 아이덴티티를 둘러싸고 있는 인쇄물, 웹사이트, 전시 디자인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작업 관련해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나 영역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조금은 긴 호흡을 갖고 작업할 수 있는 브랜딩 작업과 이번 작업과 같은 아직 접해보지 않은 새로운 분야의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작업/활동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요즘에는 인쇄물 밖의 새로운 영역인 웹디자인과 3D, 모션 그래픽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를 다뤄서 조금 더 재밌고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