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 않은 게 이상한 거라고
언젠가부터 한 해의 끝자락에 들어서면 꼭 하는 일이 있다. 쓸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한지 살핀 후, 핸드폰을 손에 쥐고, 편히 앉거나 눕는다. 그리곤 그해 1월 1일의 첫 사진부터 12월의 마지막…
⟪요나단의 목소리⟫ & ⟪일상의 낱말들⟫
기독교 재단이 운영하는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룸메이트로 만난 의영과 선우. 의영은 매주 채플 성가대에서 활동하는 모범생 선우의 목소리에 매료된 이후로 선우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선우가 목회자인 부모님과 거리를 두기 위해 집에…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
“모든 게 허깨비였잖아!” 두 연인을 태운 차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도로를 달린다. 높낮이가 거의 없는 건조한 목소리의 긴 대화가 이어진다. 대화는 계속해서 미묘하게 어긋난다. 루시는 만난 지 고작 6주 밖에 되지…
Alright, let’s surf on the time
얼마 전, 영화 <동감>을 봤다. 김하늘과 유지태가 주연이었던 2000년에 개봉한 작품이 아닌 2022년에 리메이크로 개봉한 작품을. 몇몇 사람들은 내게 “원작이 있는 영화였어?”라고 물었는데 그들의 질문에서 두 동감 사이 시간의 퇴적을…
⟪오, 윌리엄!⟫ &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올리버 키터리지』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전세계 문학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 바 있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신작이다. 2016년에 출간된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후속작으로 작가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자리매김한 소설가 ‘루시 바턴’이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