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고 고요한 취미 <필사의 기초>
타고난 악필인 데다가 너저분한 필기 습관을 지닌 내가 가지런하게 무엇인가를 끄적이는 유일한 순간이 바로 ‘필사’의 순간이다. 틈틈이 쌓여있는 시를, 소설을, 어디에선가 주워 온 브로셔의 글들을 베껴 쓰다 보니 시간은 차분히…
정성스럽고 애정이 담긴 부고 <가만한 당신>
2014년부터 한국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기획 시리즈가 하나 있다. 선임 기자인 최윤필이 2년 넘게 이어가고 있는 이 시리즈는 ‘가만한 당신’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으며, 어떤 사람들의 부고를 담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가만한…
매 순간 처음처럼 바보 같고 무모하게
이것은 4D 영화인가. <에브리바디 원츠 썸!!>(2016)은 관객의 얼굴을 향해 테스토스테론을 직사하는 영화다. 사고 치지 말라는 코치의 말은 귓등으로 넘긴 채 온갖 술이란 술은 다 섞어 마시고, 오만 여자애에게 치근대며, 괜한…
멍하고 혼돈스러운 나흘간의 기록 <에브리바디 원츠 썸!!>
2016년 7월의 영화는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신작 <에브리바디 원츠 썸!!>이다. 전세계 영화팬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던 <보이후드> 이후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감독 본인이 인터뷰를 통해 <보이후드>의 속편 격인 영화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는…
“나는 고양이 차짱, 나는 죽었습니다.”
지난가을, 회사에 연차를 내고 커피숍에 앉아 두꺼운 스릴러 소설을 읽었다. 소설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대기근을 겪던 어느 마을에서 굶다 못해 죽기로 한 여자가 어렵게 돌봐온 고양이를 집 밖으로 풀어주는 장면으로…
“삶을 꾸려가는 방법에 정답 같은 건 없다” <아이 없는 완전한 삶>
은 제목 그대로 아이 없이 살기로 한 어느 임상 심리학자가 자신처럼 ‘아이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저자는 어쩌다 보니 아이 없이 살게 된 사람들과 아이 없이 사는 삶을…
“연애에 깃든 ‘모순된 감정의 충돌’ ” <연애의 책>
문학평론가 황현산, 시인 김정환, 김혜순이 기획한 ‘삼인 시집선’의 첫 시집 이 출간됐다. 지난 2013년 세 문인은 기존 문단의 신춘문예, 잡지 등단 제도의 문제점을 ‘출판사 주도로 오래 준비해 출간하는 시집 출판’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