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의 일기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트위터에 ‘루비의 일기(@ludwig_wittgen)’ 계정이 생겼을 때 아마 이런 류의 생각을 여러 번 했던 것 같다. 세상에 내가 하는 그 미학자 진중권이 이런 계정을 운영한다고? “난 아빠 아닌데. 루비라옹”같은 트윗을…
소설가를 위한 방이 있는 『호텔 프린스』
서울 명동에 위치한 ‘호텔 프린스’에는 ‘소설가를 위한 방’이 있다. 2014년 초, 소설가 윤고은이 격주간지 잡지 <그라치아>에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신춘문예를 준비하며 이 호텔에서 합숙했다는 내용의 에세이를 발표한 게 그…
당신의 오늘도 불쾌합니까
기분 나쁜 하루를 상상해보자면, 이렇다. 끈적끈적하고 축축한 장마철, 후텁지근한 공기가 팔다리에 쩍 들러붙어 떨쳐낼 수 없다. 이웃이 아무렇게나 내놓은 쓰레기 냄새가 뻔뻔하게 창문을 넘어 방을 차지하고 무슨 짓을 해도 나가질…
내가 원하는 나로 살기 위한 <매기스 플랜>
2017년 1월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에서 만난 영화는 <매기스 플랜>이다. <안젤라>(1995), <퍼스널 벨로시티>(2002), <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2009) 등 여성의 삶과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온 레베카 밀러 감독의 신작이다. 유쾌하고 감각적인 시나리오와 군더더기…
#1
명희 이모. 중고등학교 때부터 나를 살찌우고 20대 나의 불같았던 에너지를 술로 다스리고 싶을 때면 어김없이 나를 맞이해준 그곳. 내 가장 오랜 단골. 어머니처럼 나를 보다듬어 주신다. 건강하세요 이모. 순대국밥, 직접…
책임지는 자가 가족이 된다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결말만 보면 <매기스 플랜>은 매기(그레타 거윅)가 끝내 목표했던 바인 “남편 없이 아이만 가지는 삶”을 어찌어찌 쟁취해내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결말까지 가는 과정이 참 험난하다. 아이와 자신만…
‘코스모스 3부작’의 마지막 책 『혜성』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를 보고 나서 스페이스 오페라의 압도적인 풍광에 푹 빠졌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다시 몰아보고 있는 중이라 밤에 잠들기 전 OST를 틀어놓고 우주를 헤아리며 잠들면, 무한하고 까만 우주를 유영하는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