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장마와 무더위가 이어지는 7월은 엄마의 기일이 있는 달이다. 2년 전 7월, 처음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을 때 ‘선선해지면 보러 갈게’ 하시던 엄마는 끝내 전시장에 오지 못하셨다.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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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나는 아직도 그애를 기억한다. 내가 그애를 만났을 때 나는 아르바이트며, 몸을 쓰는 일이라면 전부 하려고 했었다. 돈을 벌고 싶었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았다. 그애는 학생이었고 나는 학생은 아니었다. 학생이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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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부탁해

영화와 관객 사이의 거리는 어느 정도여야 적당할까? 스크린과 객석 사이의 거리를 말하는 게 아니라, 텍스트와 수용자 사이에 형성되는 공감대에 대한 이야기다. 흔히 보는 이들이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일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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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

가끔 예상치 못한 시간에 엄마 친구분들에게 전화가 걸려오면, 받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먼저 하게 된다. 술을 한두 잔 드시다가 문득 엄마가 보고 싶어져 대신 나에게 전화를 걸어오시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엄마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친구, 언니, 동생이었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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