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읽기, 스파이 일기
소설 『동조자』는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스파이, 고정간첩, CIA 비밀 요원, 두 얼굴의 남자입니다. 아마 그리 놀랄 일도 아니겠지만, 두 마음의 남자이기도 합니다. 만화책이나 공포 영화에 흔히 나오는, 편견에 시달리는 돌연변이…
나에게는 아무에게도 들려주지 않는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다른 사람과 함께 듣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 불편하다. 특히 달리는 차 안에서는 더더욱. 내 음악 취향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평가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 분명 혼자 들을 땐 한음…
『월간 십육일』 & 『쳇 베이커』
⟪월간 십육일⟫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4·16 재단에서 엮어낸 에세이집이다. 재단은 2020년부터 매월 16일마다 홈페이지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월간 십육일>를 연재해왔으며, 2024년 봄 참사 10주기를…
조연호 “듣는 동안 각자의 경험을 떠올려보시면 좋겠습니다.”
2024 [월간 윤종신] 3월호 ‘음(mm)’에 참여한 조연호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2023년 5월호 ‘대인관계‘에 이은 두 번째 참여입니다. 다시 한번 [월간 윤종신]에 참여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저에게 [월간 윤종신] 참여는…
불가해한 모든 것들로부터
지난해 봄, 내게는 가장 소중한 가족이었던 고양이 밍가를 떠나보냈다. 밍가와 나는 십 년을 함께 살았다. 밍가는 습관적으로 구토를 자주 한다는 것 빼고는 딱히 지병이랄 게 없는 고양이었다. 죽기 몇 달…
noel, don’t look back in anger
‘사람이 죽은 것을 본 날이었다’ 새로 나올 책의 첫 문장을 수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했다. 너무 자극적인 문장인가 싶었지만, 그 문장이 아니면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는 명확한 사실이었으니까. 이제라도 수정하겠다고…
『비정성시 각본집』 & 『범죄사회』
제4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이자 허우샤오셴의 대표작인 <비정성시>의 각본집. 일본의 식민 통치가 막을 내린 타이완을 배경으로, 각기 다른 신념과 태도를 지닌 채 정치적, 사회적 혼란을 관통하는 린 가네 사 형제의 이야기를…
아무튼 호텔, 택시, 아파트
“사람이 허기가 지면요, 남의 집 담장을 넘게 돼 있어요” 서로의 육체를 맹렬하게 탐하던 불꽃 같은 연애가 지나고 7년 후, 우진(이솜)과 사무엘(안재홍) 부부에게 남은 건 팔릴 생각도 없이 자꾸만 떨어지는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