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각자의 박자감 속에 살고 있습니다
당신의 노래에 관해 쓰려고 했더니 당신은 사실 내가 아닌 2인칭이고 그중 내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하나의 박자감으로 세상을 이해하게 된 곡을 선택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Mogawi의 <Mogwai Fear Satan> 혹은 <Glasgow Mega Snake>를 떠올렸는데 글을…
널 사랑해 오늘따라
시간을 되돌려 볼까요. 흐린 하늘의 아침, 나는 아직 침대에 누워 일기예보를 들어요. 큰비가 내린다고 해요. 호우주의보와 함께 노약자는 외출을 자제하라는 뉴스가 나오죠. 이런 날은 해수욕장에도 사람이 드물 거예요. 해변의 파라솔은…
⟪난치의 상상력⟫ & ⟪진짜 멋진 할머니가 되어버렸지 뭐야⟫
저자 안희제는 스무 살 여름 크론병 진단을 받은 이후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쉬이 이름 붙이지 못했던 어떤 고통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이루고 있던 여러…
9월 ‘크림라구 파스타’
9월 ‘크림라구 파스타’ 2020년 9월의 메뉴는 ‘크림라구 파스타’. 이탈리아 중부 볼로네제 파스타를 한우 볼로네제와 포르치니 버섯으로 맛을 낸 크림 파스타로 변형했다. 월간 식당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메뉴 중 하나로…
사소하고도 특별한 우리의 여름밤
모든 계절의 낮과 밤 풍경이 다르지만, 여름밤만큼은 좀 더 특별한 감흥을 느낀다. 시끌벅적하고 뜨거운 낮이 사라진 자리에 어둠이 찾아드는 소리와 모양은 근사하다. 밤이 급작스레 찾아오는 듯한 다른 계절과 달리 여름은…
그런다고 다 이해할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남매의 여름밤>은 콕 짚어 줄거리를 말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물론 하고자 한다면 불가능하진 않다. 아빠(양홍주)의 사업이 망하자, 옥주(최정운)와 동주(박승준) 남매는 아빠와 함께 짐을 싸서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김상동)의 오래 된 이층 양옥집으로…
The blue hour (8 PM)
“밤이 오지 않습니다”하고 그가 말한다. 기차는 한 방향으로, 주기적으로 멀어진다. 지평선에 태양이 걸쳐 있다. 어스름한 땅거미나 노을은 보이지 않는다. 그는 육교 난간에 팔을 기대고 있다. 나는 그의 등에 팔을 기대고…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 & 《쇼리》
⟪조반니의 방⟫을 시작으로 제임스 볼드윈의 대표작이 하나둘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 제임스 볼드윈은 현대 미국 문학사를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름으로 흑인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가시화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작가이자 운동가이다. 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