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으로 쌓은 정, 마음으로 맺은 인연
혼밥, 간편식의 시대다. 바쁘고 삭막하게 돌아가는 도시의 시간 안에서 요리의 과정은 종종 번거로운 것 취급당한다. 타인과 함께 하는 식사도 마찬가지다. 언택트 시대의 밥상 풍경은 더하다. 요즘엔 식사가 나누는 기쁨보다는 고독의…
저기 거울 속에, 당신이 기다리던 얼굴이 있다
<밥정>(2018)의 주인공인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는 영화 내내 극복할 수 없는 결핍을 채우려 노력한다. 어린 자신을 아버지에게 맡기고 돌아오던 길에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는 생모에게 가 닿고 싶은 마음에, 임지호 셰프는…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 ⟪숲에서 한나절⟫
⟪랩걸⟫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는 호프 자런의 신작이다. 유기체와 지구적 환경의 화학적 연결 고리를 연구하는 과학자이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인 호프 자런은 이번 책에서 정확한 데이터를…
10월 ‘오징어 버터구이’
10월 ‘오징어 버터구이’ 2020년 10월의 메뉴는 ‘오징어 버터구이’. 얇게 썬 오징어 몸통을 버터에 볶는 요리로 월간 식당에서 인기가 많은 안주 메뉴이다. 함께 곁들이는 고소한 치즈 퐁듀와 상큼한 레몬 드레싱이 오징어…
놀이공원의 로미오과 줄리엣
사람을 단번에 무장해제시키는 공간이 있다. 놀이공원은 그중 하나다. 화려한 조명이 감싸는 수많은 놀이기구, 사람들의 웃음과 비명과 음악이 뒤섞인 소리들, 커다란 탈것에 실려 춤추고 노래하는 캐릭터들의 퍼레이드 행렬…사람들의 즐거움을 지향하는 장소라는…
긍정하기로 했다. 세계의 비극에 맞서는 짧고 순진한 위로를.
로맨스물도 사람을 얼얼하게 만들 수 있구나. <어트랙션>(2019)을 보고 난 뒤 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스톡홀름의 유서 깊은 놀이공원 그뢰나 룬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미오와 줄리엣> 풍의 로맨스는 좀처럼 은유를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