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병에게
20대 후반에 이름 모를 병에 걸렸다. 미국에서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처음엔 허리가 뻐근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다 뒷목이 굳어왔다. 약 먹으면 낫겠지 싶었다. 관절 마디마디가 쑤시기 시작했다. 점점 마음이 불안해졌다.…
⟪우한일기⟫ & ⟪시간과 물에 대하여⟫
⟪우한일기⟫는 도시 하층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중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루쉰문학상과 류아오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소설가 팡팡의 생생한 기록이다. 우한에 거주하던 팡팡은 코로나19로 인해 하루아침에 봉쇄된 도시의 상황을 웨이보에 전하기…
등을 맞대 보면 알 수 있어 우린 서로를 기댄 채 살아가고 있음을
[Playlist] 등을 맞대 보면 알 수 있어 우린 서로를 기댄 채 살아가고 있음을 1. 기댈게 (2018 월간 윤종신 9월호) 2. Walking Man ([행보 2010 윤종신]) 3. 세로 (2017 월간 윤종신…
평일 오후 설화 속의 연인
포스터 한 장으로도 이미 매혹되는 영화가 있다. 최근에는 <운디네>가 그랬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 뒤를 돌아보는 여자의 눈. 곧 폭풍 같은 감정의 격랑이 일어날 듯 보이는 그 눈을 마주치자마자 마음에는 깊은…
불가능한 이상을 향한 무모한 믿음
크리스토프(프란츠 로고스키)를 만나기 직전, 운디네(폴라 비어)는 자신을 버리고 간 연인 요하네스(제이콥 맛쉔즈)와 함께 오던 카페를 찾았다. 30분 뒤에 돌아올 테니 기다렸다가 다시 날 사랑한다고 말하라고 당부했지만 요하네스는 이미 떠나고 없다.…
59분과 1분 사이
“5분 남았어!” 언니의 목소리가 높았다. 소윤은 젖은 몸의 물기를 닦아내며 알았어, 라고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매년 12월 31일에서 1월 1일이 되는 순간이 반복되는데, 그게 저렇게 흥분할 일인가 싶었다. 언어로 규정된 시간만…
그 숲에서 나오니 숲이 보이네
저 숲에서 나오니 숲이 보이네 푸르고 푸르던 숲 내 어린 날의 눈물 고인 저 숲에서 나오니 숲이 느껴지네 외롭고 외롭던 숲 (중략) 내 젊은 날의 숲 하덕규의 노랫말은 언제나 마음을…
⟪노래가 필요한 날⟫ & ⟪가난의 문법⟫
포크밴드 ‘동물원’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이자 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김창기의 음악 에세이. <널 사랑하겠어> <변해가네> <혜화동>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 시대를 초월하는 명곡을 만든 바 있는 김창기가 이번에는 자신에게 남다른 인상을…
미안해 내 사랑 너의 자랑이 되고 싶은데
[Playlist] 미안해 내 사랑 너의 자랑이 되고 싶은데 1. 지친 하루 (with 곽진언, 김필) (2014 월간 윤종신 12월호) 2. Slow Starter (2018 월간 윤종신 1월호) 3. 담배 한 모금 ([Melod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