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죽어가고 있어
고작 몇 해 전까지 내게 노년의 삶이라는 건 제법 낭만적인 상상으로 그려지곤 했다. 노인이 된 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애당초 벌어지지 않을 사건을 꾸며보는 일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내가 죽음을 곁에…
잡스런 난동 좀 부려봅시다
뮤지컬 <렌트>의 넘버 ‘La Vie Boheme’은 여러 가지 의미로 난잡한 곡이다. 챈트로 이어지는 곡 특유의 발랄하고 명랑함, 괴팍하게까지 느껴지는 배우들의 아우성, 이성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듯한 이 사람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마이너리티 디자인⟫ & ⟪크게 그린 사람⟫
《마이너리티 디자인》은 일본의 사회 복지 분야에서 주목 받았던 여러 프로젝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고 있다. 한 명의 신체장애인을 위해 시작된 패션브랜드 ‘041 FASHIO’, 장애인과 국가대표가 대등하게 겨루는 새로운 스포츠 ‘유루스포츠’, 시각…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세계 시민의 이면 줄곧 나를 괴롭히는 질문이 있다. “당신은 세계 시민인가요?” 근사한 벽난로가 있는 글로벌한(실제로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여럿이 살고 있다) 셰어 하우스의 집주인이 물었다. 이 공간에는 ‘세계 시민’만이…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끈
어려서부터 댄스 음악을 좋아했다. 자극적인 음향,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 박력 있는 비트. 그 강렬함에 끌렸다. 가장 중요한 건 춤이었다. 꼭 온몸을 불사르는 퍼포먼스가 있어야만 했다. 왠지 율동처럼 보이는 안무에는…
⟪이걸로 살아요⟫ &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
영화 <카모메 식당>의 원작 소설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무레 요코의 에세이집이다. ⟪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마리⟫,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