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미친 여자⟫ & ⟪사로잡는 얼굴들⟫
페미니즘 비평의 시대를 연 최초의 책으로 평가받은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한국어판 출간 13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1979년 전미도서비평가 협회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1980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이 책은 영미 문학 연구의…
관계의 풍경, 하나뿐이지도 유일하지도 않은
붕괴 이후의 붕괴 올해의 단어 하나를 선정해야 한다면, ‘붕괴’가 아닐까. 사전적 의미로는 ‘무너지고 깨어짐’. 그리고 영화 <헤어질 결심> 속 해준의 대사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라는 심해를 닮은 깊은 사랑에 빠졌음을 시인하는…
어디든 갈 수 있어 무엇이든 될 수 있어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듣는 노래가 있다. 방금까지 함께 있던 사람들과 나눈 대화가 오랜만에 즐거웠을 때, 그중 어떤 이야기가 내 안에 작은 불을 켜주었단 걸 느낄 때, 취기가 오른…
⟪나, 프랜 리보위츠⟫ &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마틴 스콜세지가 연출한 다큐멘터리로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시리즈 <도시인처럼>의 주인공 프랜 리보위츠의 에세이집.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리보위츠의 책으로 1994년에 펴낸 선집 《The Fran Lebowitz Reader》을 번역한 것이다. 현존하는 리보위츠의 유일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가끔씩 희한한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살면서 해왔던 여러 선택과 결정의 옵션들을 다시 늘여놓고는 기회비용을 정산해보는 것이다. 그때 이것을 택했더라면, 이곳 말고 그곳을 택했더라면, 그것을 하지 않기로…
한 마리 쥐가 된 밤
‘이 노래를 들으면 오래전 그날이 바로 어제처럼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 좋아하는 노래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리 말하는 것을 종종 들었다. 감수성 풍부한 중고등학교 시절 즐겨 듣던 노래가 특별한…
⟪우리의 사이와 차이⟫ & ⟪그 여자는 화가 난다⟫
오슬로대학교 언어학 교수인 얀 그루에의 자전적 에세이. 세 살 때 척수근육위축증이라는 난치성 유전질환을 진단 받은 그는 그간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에서 지니는 의미를 탐색해왔으며 언어학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인간의…
당신다운 당신, 우리다운 우리
“(…)고통, 그것은 밤새도록 잠을 파헤치는 쟁기질입니다. 그리고 낮 또한 파헤칩니다. 견딜 수 없이 힘듭니다” – 프란츠 카프카 * * 프란츠 카프카, 배수아 역, 『꿈』, 워크룸, 31p. 상실을 단절하기 남자는 퍼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