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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버드맨이고 싶다
팟캐스트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의 연말결산 ‘어수선한 시상식’을 녹음하는 동안, 일 년 내내 어수선했던 생각 하나가 뜻밖에도 깔끔하게 정돈되었다. 여기서 ‘내내 어수선했던 생각’이란, “<버드맨>이 정말 그 정도로 좋은 영화인가?” 하는 생각을…
걷는 듯 천천히 시간을 함께 보내면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에세이집이 지난 여름 출간됐다. <걷는 듯 천천히>(문학동네)가 제목이다. 이 책에서 그가 들려준 아버지 이야기 한 토막. “매년 태풍 때가 되면 온 가족이 난리가…
당신과 나의 파라다이스를 찾아서
파라다이스와 유토피아는 어떻게 다를까? Paradise, 즉 ‘낙원’이란 과거 어느 시점에 있었다고 여겨지는 장소, 그러나 ‘지금은 사라져 존재하지 않는’ 나라다. 반면 utopia, 즉 ‘이상향’이란 과거에 일찍이 존재한 적 없고 지금도 없는…
누군가를 위해 필사적인 사람
<더 랍스터>의 사람들은 모두 필사적이다. ‘필사적으로 짝을 찾는 사람들’과 ‘필사적으로 혼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대치한다. 전혀 다른 두 부류이지만 그들이 그렇게 필사적인 이유만은 다르지 않다. 살기 위해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사랑에…
청춘의 자전거가 당신의 마음 위를 지날 때
*이 글에는 영화 <허공에의 질주> 마지막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청춘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무대로 올라가 데이브와 화음 맞추는 대신, 그대로 공연장을 빠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