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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에는 점집이 많다
J와 M은 그날 한남동 성당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 시간은 네시였는데, M이 이태원역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세시 오십분이었다. M은 대로변을 따라 걸음을 재촉했다. 다행히 J도 도착 전인지 아직까지 휴대폰이 잠잠했다.…
내가 죽으려 했던 것은*
한 여자가 한남대교에 매달려서 자살을 시도하고 있었다. 유경은 통근 버스의 스크린을 통해서 그 소식을 접했다. 강남으로 향하는 470번 버스 안이었다. 화면 하단에 빨간 배경에 하얀 글씨로 ‘속보’라는 단어가 나타나기가 무섭게…
Hole in the Wall
내가 처음으로 한남동에 발을 디딘 그날, 나는 열네 살치고는 제법 대범한 소녀였다. 그저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세 시간쯤 걸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동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