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posts
최선을 다한 우울의 끝엔 뭐가 있나요
“요즘 내가 아는 30대 중반 중에 행복한 사람이 없는 것 같아. 미화 작가님 주변엔 있어요?” “행복한 사람…. 윤혜은 있잖아.” 책방으로 출근하자마자 동업자인 미화 작가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최근 그가 이웃책방인…
내 운명을 고르자면
“지금 내가 가장 두려운 것. 옆자리 커플이 우리를 사이비 모임이라 생각하는 것.” 충분히 그럴만한 상황이었다. 부산의 한 카페, 커플은 2시간째 싸우고 있었고, 옆엔 30대 여자 세 명이서 자신의 장점 100가지를…
당신이 노래하는 마을
어린 시절 뛰어놀던 골목은 비포장이어서 걸핏하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무릎이나 팔꿈치가 까지기 일쑤였다. 그곳은 구슬치기, 공기놀이, 땅따먹기, 소꿉놀이를 할 수 있는 놀이터였지만 농부가 소달구지나 돼지를 몰고 오갔으며, 이따금 갓을 쓴…
이도 저도 아니에요
“무슨 일하세요?” 무척 쉬운 질문 같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다. 사소하고 개인적인 것들을 서슴없이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성격인데도 최대한 고민한 후에 명확한 답변을 내려야만 할 것 같은 강박이 뒤따른다. 프리랜서라고 답하기엔 분명…
잃어버린 나를 만나는 시간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만 좋아하던 나는 음악을 잘 듣지 않았다. 사람에 따라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거나 공부할 때 집중이 잘 되는 경우도 있다지만, 나는 조용한 골방에 틀어박혀 책장을 펼치고 온전히…
이 도시에 모인 우린 모두 외로운 걸까
별안간 고백을 하는 것으로 이 글을 시작 해야겠다. 첫 번째 고백 – 나는 장윤정처럼 사느라 외로움을 몰랐다 지방에서 올라온 나는 서울의 구성원이 되려면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돈이나 사람 같은…
음악을 수집하는 여행
사진을 찍을 때는 음악을 듣지 않는다. 세상을 담아내는 사진가로서 나에게는 내가 자리하고 있는 주변의 모습뿐만 아니라 귓가에 들려오는 그 모든 소리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온전히 오감이 내 앞에 펼쳐진 세상과…
뒤늦게 전하는 외로움과 고마움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건 싱가포르에서였다. 해외 출장이라면 기대하는 낭만이나 즐거움이 있을 법도 하지만 이때는 그렇진 않았다. 해외 건설현장을 총괄하는 부서에서 일하던 중 담당하는 현장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