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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미
한국 근현대 건축물 탐사기 <건축 멜랑콜리아>
도시의 건축물과 공간은 일상 속에서 수만 번 풍경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그 공간의 이야기에 대해 찾아보거나 때로 어떤 사건을 겪었거나 공간을 실제로 점유하고 이용했던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단지 물리적 배경에 불과했던…
“패션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패션 vs. 패션>
2011년 창간된 비정기 문화잡지 <도미노>는 각자의 문화적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글과 이미지를 만들며 활동해 온 개별 필자들이 모여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공유되는 정서를 다양한 주제로 확장해 독립출판 형태로 다뤄왔다. 2016년 9월, 도미노…
고요 속에 살 수는 없는 걸까?
지독하게 덥던 여름이 끝났다. 고요한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다시 도시의 일상으로 돌아올 무렵, 새삼스레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소리 속에 산다. 어쩌다 보니 “아, 시끄럽다”고 중얼거리는 일이 잦아진다.…
이 세계를 둘러싼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온갖 것 <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조교수인 이지원의 산문집 <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는 ‘중년’의 이야기다. 그런데 뉴타운 월세 아파트의 주민이자 마흔을 바라보는 두 아이의 아빠, ‘아저씨 입문자’인 저자가 꺼내놓은 이야기는 심상치 않다.…
잔잔하고 고요한 취미 <필사의 기초>
타고난 악필인 데다가 너저분한 필기 습관을 지닌 내가 가지런하게 무엇인가를 끄적이는 유일한 순간이 바로 ‘필사’의 순간이다. 틈틈이 쌓여있는 시를, 소설을, 어디에선가 주워 온 브로셔의 글들을 베껴 쓰다 보니 시간은 차분히…
“연애에 깃든 ‘모순된 감정의 충돌’ ” <연애의 책>
문학평론가 황현산, 시인 김정환, 김혜순이 기획한 ‘삼인 시집선’의 첫 시집 이 출간됐다. 지난 2013년 세 문인은 기존 문단의 신춘문예, 잡지 등단 제도의 문제점을 ‘출판사 주도로 오래 준비해 출간하는 시집 출판’이라는…
“Go Wild Speak Loud Think Hard” <배드 걸 굿 걸>
여성학자이자 문화비평가 수전 J. 더글러스의 저서 <배드 걸 굿 걸>의 부제는 ‘성차별주의의 진화: 유능하면서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주술’이다.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뉴스, 영화, 음악, 광고 등 온갖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투영된 ‘여성’은…
“나의 이 기분은 지금 이 날씨에 달려있다는 것” <날씨의 맛>
오늘의 날씨. 아침에는 비가 내렸다. 바람이 분다. 낮에는 구름 사이로 햇빛이 잠깐 얼굴을 내밀었다. 하지만 여전히 안개 낀 것처럼 습하고 날이 흐리다. 그래서 나의 기분은- 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머릿속에 써보았다.…
문득 ‘소년’의 얼굴이 궁금해지는 순간 < BOY IN THE FRAME >
문득 ‘소년’의 얼굴이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다. 성장 중인, 그러나 한편으로는 성장 이전인 말갛고 투명한 얼굴들 말이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혹은 ‘상상해왔던’ 소년의 이미지는 어디엔가 희미하게 ‘아마도 그 소년은 어땠을…
거장의 청년기를 발견하는 재미 <오에 겐자부로>
“나는 어떤 소설가이고, 어떤 시대를 표현해 왔는가”라는 스스로를 향한 근원적인 물음에,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문인이자 199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는 자신의 글을 ‘객관적으로 읽고’, 스스로 ‘고쳐 쓰는 것’을 해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