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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미
버티는 맛, 잊는 맛
길 위에 뿌리를 내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길 위의 셰프들>은 지역의 스트리트 푸드를 조명하는 미식 다큐멘터리이지만 음식 자체보다도 각 지역의 문화사와 길 위에서 진득하게 버텨 자신만의 단단한 세계를 꾸린 사람들의…
친애하는 홍콩영화로부터
천년의 이상형, 내 사랑 금성무 막무가내인 청년이 있다. 90년대 영화 속에서 그는 아주 많은 순간 순수하게 미쳐있다. 이 남자는 연인에게 차인 후에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고 하더니…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면
가구가 되어버릴까 봐 어영부영 새해를 맞이했다. 매일 지겨운 바이러스 이야기를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어져 버렸다. 한편으로는 “코로나 때문에”라는 핑계로 새해 결심을 미룰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무척 아이러니하게도 목표를…
진짜, 도시, 산책, 기분
어떤 노래는 시간을 마음대로 휘젓는다. 노래는 재생되는 순간 시간과 함께 앞으로 앞으로 흘러가지만, 기억과 상상은 자꾸만 뒤로, 더 뒤로, 혹은 더 앞으로, 가닿을 수 없는 시간의 거리만큼 훌쩍 오고 가니까.…
정리수납 전문가가 알려주는 살림 아이디어 『나 홀로 첫 생활』
할 일이 너무 많다. 원래 이랬었나 싶을 정도로 쓸고 닦고 빨래하고 씻고 버렸는데 다시 또 가득한 집안일을 마주할 때마다, 때때로 아프거나 외로운 내 곁에 아무도 없을 때, 지옥같은 요리를 만들어냈을…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이 책의 추천사에 다음과 같이 썼다. ─비평가가 듣고 싶은 찬사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당신의 글을 읽기 위해서 그 작품들을 봤어요.” 내가 김혜리에게 하고 싶었으나 아직 못 한…
서울에 사는 20대 여성의 삶 『혼자를 기르는 법.1』
나는 서울에 산다. 나는 20대 여성이다. 나는 회사에 다닌다. 나는 혼자 산다. 집이기도 하고 방이기도 한 아주 작은 원룸에. 고로 나는 서울에서 혼자 살아가는 20대 직장인 여성이다. ‘근데 어쩌라고? 그게…
루비의 일기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트위터에 ‘루비의 일기(@ludwig_wittgen)’ 계정이 생겼을 때 아마 이런 류의 생각을 여러 번 했던 것 같다. 세상에 내가 하는 그 미학자 진중권이 이런 계정을 운영한다고? “난 아빠 아닌데. 루비라옹”같은 트윗을…
‘코스모스 3부작’의 마지막 책 『혜성』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를 보고 나서 스페이스 오페라의 압도적인 풍광에 푹 빠졌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다시 몰아보고 있는 중이라 밤에 잠들기 전 OST를 틀어놓고 우주를 헤아리며 잠들면, 무한하고 까만 우주를 유영하는 꿈을…
새로운 지식과 감각을 이야기하는 격월간 사진잡지 <보스토크>
1961년, 인류 최초의 유인 우주선 ‘Vostok’가 구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을 태우고 우주로 쏘아올려졌다. 그리고 2016년 11월, 이 우주선의 이름을 딴 격월간 사진잡지 <보스토크(Vostok)>가 창간됐다. “사진을 중심으로 현대미술과 디자인, 출판 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