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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가끔씩 희한한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살면서 해왔던 여러 선택과 결정의 옵션들을 다시 늘여놓고는 기회비용을 정산해보는 것이다. 그때 이것을 택했더라면, 이곳 말고 그곳을 택했더라면, 그것을 하지 않기로…
우리는 모두 죽어가고 있어
고작 몇 해 전까지 내게 노년의 삶이라는 건 제법 낭만적인 상상으로 그려지곤 했다. 노인이 된 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애당초 벌어지지 않을 사건을 꾸며보는 일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내가 죽음을 곁에…
특별한 보통의 존재들을 위한 쇼
보이고 싶은 대로 나를 드러내기가 더없이 쉬운 시대다. 나를 모르던 사람들은 나를 만나기 전에 내 소셜미디어 계정의 무드와 컨셉을 미리 봐두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추측할 수 있다. 내가 지니고 취하는…
세상아, 잠깐 멈춰! 이제 예술을 할 시간이야.
무언가를 듣고 보고 읽고 나서 가슴이 뛸 수 있고 벅차오를 수 있는 상태. 지나가는 찰나의 장면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하고, 기억하기로 한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우리는 다르니까, 그러므로 사랑!
“모든 걸 같이 할 필요는 없잖아요.” <스페셜>의 주인공 라이언은 제 나이 또래보다 조금 늦게, ‘처음’을 당면하게 된다. 첫 입사, 첫 독립, 첫 섹스, 그리고 첫 연애. 뇌성마비라는 남들과 다른 조건으로…
위험하고 그래서 찬란한
그래봤자 학교일뿐, 그러므로 끔찍할 뿐 하이틴 장르의 영상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몇 가지 이유를 들자면 첫째, 십대의 연애 이야기가 와닿지 않는 생물학적 나이에 돌입했으며, 둘째, 누가 보아도 굿 루킹인 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