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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지
우리는 모두 죽어가고 있어
고작 몇 해 전까지 내게 노년의 삶이라는 건 제법 낭만적인 상상으로 그려지곤 했다. 노인이 된 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애당초 벌어지지 않을 사건을 꾸며보는 일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내가 죽음을 곁에…
특별한 보통의 존재들을 위한 쇼
보이고 싶은 대로 나를 드러내기가 더없이 쉬운 시대다. 나를 모르던 사람들은 나를 만나기 전에 내 소셜미디어 계정의 무드와 컨셉을 미리 봐두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추측할 수 있다. 내가 지니고 취하는…
세상아, 잠깐 멈춰! 이제 예술을 할 시간이야.
무언가를 듣고 보고 읽고 나서 가슴이 뛸 수 있고 벅차오를 수 있는 상태. 지나가는 찰나의 장면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하고, 기억하기로 한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우리는 다르니까, 그러므로 사랑!
“모든 걸 같이 할 필요는 없잖아요.” <스페셜>의 주인공 라이언은 제 나이 또래보다 조금 늦게, ‘처음’을 당면하게 된다. 첫 입사, 첫 독립, 첫 섹스, 그리고 첫 연애. 뇌성마비라는 남들과 다른 조건으로…
위험하고 그래서 찬란한
그래봤자 학교일뿐, 그러므로 끔찍할 뿐 하이틴 장르의 영상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몇 가지 이유를 들자면 첫째, 십대의 연애 이야기가 와닿지 않는 생물학적 나이에 돌입했으며, 둘째, 누가 보아도 굿 루킹인 시스…
내가 나를 규정짓는다는 것
나짱리즘이여, 돌아와라 20대 초반 즈음 내 스스로 지은 별명이 있다. 일명 ‘나짱리즘’. 단어의 조합만 봐도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겠지만, 풀어 말하자면 ‘내가 생각할 때 나는 짱이고, 실제로 정말 짱이다.’라는 뜻이다. 그때의…
죄책감이 스민 햇빛
실수를 실패라고 단정하는 날들이 있다. 그런 날들 속에 오래 머물다 보면 티끌처럼 사소한 것들에도 번번이 마음을 다치게 된다. 사실은 별 일 아닌데. 그리고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만일 수도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