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호 “험한 산처럼 느껴져 피해 다녔던 노래를 드디어 부르게 되었습니다.”
2024 [월간 윤종신] Repair 9월호 ‘후회왕’에 참여한 조연호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3월호 ‘음’에 이어 반년만에 다시 [월간 윤종신]에 참여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대인관계’와 ‘음’, 그리고 ‘후회왕’까지, 이로써 세 번째 참여인데요. 가창자로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참여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최다 참여자는 민서 님으로 총 네 번을 참여해주셨습니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참여라는 것도 놀랍지만, 올해만 두 번이나 참여하게 됐다는 것 역시 놀랍습니다. 제가 ‘대인관계’ 서면 인터뷰 때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월간 윤종신]에 참여한다는 건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말씀을 드렸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런 일이 세 번이나 이루어지다니 참 행복합니다. 월간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것도 의미가 크지만 제 목소리로 된 음원이 하나씩 더 쌓여가는 것 역시 가수로서 뿌듯합니다. 민서가 총 네 번 참여했다는 건 모르고 있던 사실인데, 앞으로 더 많이 참여해서 제가 최다 가창자가 되어 보고 싶네요.
– 프로듀서 윤종신이 조연호의 보컬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 이유를 찾아가는 것도 가수로서 제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저의 보컬과 종신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제 보컬이 얼마나 닮아 있을지 궁금한데요. 분명 아는 맛 같은데 먹어 본 기억은 없고 막상 먹어 보니 맛은 있는 그런 보컬?(웃음) 이런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느낌에 가깝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봅니다.
– 9월호 ‘후회왕’에 대한 감상이 궁금합니다. 원곡의 보컬이 김연우 님이어서 아무래도 부담이 되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저는 이 곡을 고등학교 시절에 처음 들었는데요. 그때도 노래를 하고 있었던 터라 많은 노래를 찾아 듣고 연습했었는데, 이 곡은 바로 시도를 못했거든요. 왜 그런 것 있잖아요. 아예 험하고 높은 산이면 올라갈 생각보단 돌아갈 생각을 하게 되는. 저에게 ‘후회왕’은 그런 곡이었던 것 같아요.. 어릴 적에 으레 겁먹었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 지금까지도 섣부르게 시도하지 못했던 노래였고요. 그래서인지 이번에 녹음하면서 마치 오래 미뤄뒀던 숙제를 꽤 멋지게 끝낸 느낌이 들었어요. 상쾌하고 시원했습니다.
– 이번 작업은 어떠셨나요? 녹음실에서의 인상과 감상을 나눠주세요.
걱정이 많았습니다. 지금에야 이렇게 서면으로 털어놓지만 녹음 이틀 전부터 감기 기운이 약간 있었거든요. 어떻게든 녹음을 잘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는지 전날에는 진짜 많이 불편하더라고요. 당일이 됐는데 더 나빠지진 않았지만 나아지지도 않아서 기도했죠. ‘부디 목이 나가더라도 녹음만은 잘 끝내고 나가게 해주세요’ 하고요. 사실 녹음 중에도 제가 원하는 대로 목이 컨트롤이 안 됐는데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와중에 이 곡을 부르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이 곡을 부르고 있는 제 자신이 좋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그런 마음 덕분인지 무사히 녹음을 마쳤지만…… 다음 날부터 3일간 목소리가 안 나왔습니다! 한 줄 평 :아찔했다!
– 아티스트에게는 음악을 하는 시간만큼이나 하지 않는 시간도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인데요. 음악 밖에서, 요즘 연호님을 즐겁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저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순수한 우울감이 저의 감성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비 오는 날에는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면서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고요. 날씨가 좋을 때는 산책을 하거나 등산을 하는데요. 걷는 걸 좋아해서 관찰도 하고 생각도 하면서 나름의 즐거움을 얻고 있습니다. 또 여행 다니는 걸 참으로 좋아하는데 요즘은 여건이 안 되어서 자주는 가지만,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도 제게 큰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아요. 그곳에 비까지 내려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네요.
– 마지막으로 [월간 윤종신] 구독자 여러분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윤종신 피디님과 준비 중인 신곡도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월간 윤종신] 구독자 여러분! 세 번째 인사 드리는 노래하는 조연호입니다. 지난 3월 ‘음’ 발매 때 인삿말을 마무리하면서 속으로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반년만에 다시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에겐 험하고 높은 산처럼 느껴져서 피해 다녔던 노래를 드디어 부르게 되었는데요. 걱정도 많았지만 그만큼 뿌듯함도 큰 작업이었습니다. 많이 노력한 만큼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요즘 윤종신 피디님과 다른 작업도 열심히 병행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나올 조연호의 신곡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그럼 또 인사드릴게요. 조연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