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했던 그날 밤부터
답답해지는 내 가슴
그렇게 신중히 결심했었던
우리 이별이지만
나 그렇게도 빨리 찾아오는 게
후회인지는 몰랐어
그날부터 시작된 불안한 가슴

시간 흘러가면 잊겠지
좋은 사람 나타날 거야
너무 자주 다투는데 지쳤어
우린 맞지 않아
나 그렇게도 믿었던 이별 이유
그것마저도 그리워
나의 밤은 끝없는 후회 후회

이제 깨달았어
얼만큼 사랑하는지
우리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은
모두 과정이었음을
밤하늘에 추억
얼마나 수없이 떠올렸는지
저 넓은 하늘이
너의 얼굴로 가득 차

아마 홀가분해질 거야
넌 나의 짐이었으니
누구나 거뜬히 견디는 이별
내가 왜 못 하겠어
그 바보 같던 다짐이
하나둘씩 허물어지던 깊은 밤
잠들지 못했던 후회 또 후회

이제 깨달았어
얼만큼 사랑하는지
우리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은
모두 과정이었음을
밤하늘에 추억
얼마나 수없이 떠올렸는지
저 넓은 하늘이
너의 얼굴로 가득 차

이제 깨달았어
얼만큼 커다란 건지
우리 만들었던 추억의 그늘
끝없이 드리워졌음을
벗어나려 했던
그렇게도 달아나려고 했던
너라는 그리움
그래 네가 이긴 것 같아

안녕 행복해 줘
세상에서 제일 후회하는 말
붙잡지 못했던 그 순간 후회 또 후회
돌아와 줘

2024 [월간 윤종신] Repair 9월호 ‘후회왕’은 이별 후에 찾아온 후회와 그리움의 시간을 담은 곡이다. 너무 자주 다투는 데 지쳤고 그래서 신중히 결심한 이별. 우리 맞지 않고 ‘넌 나의 짐’이라 생각했기에 홀가분해질 거라고 예상한 이별. 하지만 그러한 이유로 이별을 감행한 남자를 기다리고 있는 건 끝없는 후회와 또 후회 뿐이다. 이제 남자는 시간이 흘러가면 잊힐 것이라 자신했던 자신의 오만과 마주해야 한다. 수많은 밤 수없이 떠오르는 너의 얼굴과 사투를 벌여야 하고, 벗어나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침잠하게 되는 너라는 그리움을 실감해야 한다. 자신의 패배를 속절없이 인정해야 한다. 원곡은 김연우의 가창으로 2010 [월간 윤종신] 9월호를 통해 발표된 ‘후회 왕’이며, 이번 리페어 버전은 미스틱스토리의 조연호가 참여했다.

“이 곡은 정통 발라드인데 제목은 발라드 같지 않은 키치함이 있죠. 우리 말에서 최상급 표현으로 자주 쓰이는 게 ‘왕’인데, 후회를 해도 해도 또 후회하고, 후회할 걸 알면서도 후회할 짓을 하는 노랫 속 화자에게는 ‘왕’이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가사를 쓰면서 이 곡은 ‘한 남자’가 아닌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생각했는데요. 저와 제 주변의 사례만 봐도 남자는 기본적으로 늦게 깨닫는 동물, 후회의 동물인 것 같거든요. 항상 일정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닫곤 하지, 실시간으로 깨닫는 경우는 거의 없죠. 뒤늦은 후회에 동반되는 감정, 너무도 늦게 알게 되었기에 더욱더 뼈저리게 다가오는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윤종신은 요즘 조연호의 목소리에 빠져 있다. 오랜만에 프로듀싱을 전담하는 미스틱스토리 소속 가수가 조연호이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몇 달간 조연호의 음색과 톤에 대해 자주 생각해왔으며, 올 초부터 그에 맞춤한 곡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향의 구상을 진행해왔다. 작년 5월 [월간 윤종신]을 통해 선보였던 ‘대인관계’와 올해 3월에 발매한 ’음’, 그리고 이번에 작업한 ‘후회왕’까지, 최근 2년간 조연호와 함께한 작업은 앞으로 프로듀싱할 노래의 맥락을 만들고 그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실험해보는 기회이기도 했다. 반년 만에 다시 가창자로 참여하게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조연호는 자신의 목소리로 된 음원을 하나 둘 쌓아가는 일의 뿌듯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곡을 고등학교 시절 처음 들었는데요. 너무 높고 험한 산처럼 느껴져서 으레 겁을 먹고는 불러볼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요. 그 당시에도 저는 노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노래를 찾아 듣거나 연습했거든요. 그래서인지 이번에 녹음을 하면서 마치 오래 미뤄두었던 숙제를 끝낸 것처럼 뿌듯했습니다. 사실 녹음을 앞두고 감기 기운 때문에 목 컨트롤이 잘 안됐는데, 그 와중에도 녹음에 들어가니까 또 재밌더라고요. 이 곡을 부르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 좋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많이 노력한 만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면 좋겠고요. 앞으로 공개될 윤종신 피디님과의 새로운 작업도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9월호 이야기] “후회 안하면 사람이여? 로보트지…”

[Music]

Lyrics by 윤종신
Composed by 윤종신 이근호
Arranged by 강화성

String arranged by 김건
String by 융스트링
Guitar by 홍준호
Drum by 신정은
Programming by 신정은
Chorus by 김지환(AND)
Piano by 강화성
Keyboards by 강화성 신정은

Recording by 윤종신
Recording by 정기홍(@서울스투디오)
Mixed by 김일호 (@지음스튜디오)
Mastered by 권남우(@821 Sound)

[MV]

출연 조연호

프로덕션 구달스필름
감독 장소하
프로듀서 김형민
조연출 조영래
연출부 이왕석 권우성 강현명

촬영 장소하
조명 이광용 (D.O.E.X light)
조명팀 정준혁 박현준 이원규

제작 월간윤종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