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이자 허우샤오셴의 대표작인 <비정성시>의 각본집. 일본의 식민 통치가 막을 내린 타이완을 배경으로, 각기 다른 신념과 태도를 지닌 채 정치적, 사회적 혼란을 관통하는 린 가네 사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다. 중화민국 정부 관료의 폭압에 맞선 원주민들의 항쟁과 중국 국민당을 위시한 외성인들의 유혈 진압이 야기한 죽음이 개개인의 삶을 어떻게 뒤바꿔놓았는지, 끝없이 이어지는 고난과 갈등, 피폐 속에서도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이해와 힘은 어떻게 찾아오는지, 영화가 우리에게 안겨주었던 감동을 구체적인 지문과 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각본집에는 영화 각본에 더해 각본가 주톈원의 13문 13답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영화가 제작된 당시 타이완 영화계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타이완 영화만의 특장점과 자긍심, 허우샤오셴의 연출적 편집적 특징을 엿볼 수 있으며, 지금의 플롯이 탄생하기까지의 변형 과정과 비전문 배우를 캐스팅하게 된 배경, 실제 촬영과 편집 과정을 통해 조정된 내용 등 제작 전반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 있다. 20세기 아시아 영화를 대표하는 명작을 새로이 감상할 수 있다.

⟪비정성시 각본집⟫
지은이 주톈원, 우녠전
옮긴이 홍지영
출간정보 글항아리 / 2024-02-28

판사, 법무부 심의관, 국제전범재판소 연구관 등을 지냈으며 tvN <알쓸법잡>에 출연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법학박사 정재민의 신간. 번화가에서 벌어지는 묻지마 살인과 대규모 온라인 살인 예고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점점 무차별성을 띠는 최근의 범죄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하는지, 다양한 입장에서 접근하고 해설한다. 『범죄사회』는 화성 연쇄살인사건,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전청조 사기 사건처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은 물론이고 범죄를 소재로 한 여러 영화와 드라마를 예시로 들며 범죄를 둘러싼 제도와 시스템을 주목한다. 범죄를 범죄자 개인이 심리나 동기에 주목해 해석하기보다는 사회 구조와 제도에 입각해 분석하며, 수사와 재판, 교정과 예방, 입법 등의 여러 차원에서 발생하는 첨예하고 복잡한 질문을 통해 제도의 맹점과 대중의 오해를 밝힌다. 한국 사회를 범죄라는 키워드로 이해할 수 있으며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담겨 있다.

⟪범죄사회⟫
지은이 정재민
출간정보 창비 / 2024-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