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하는 게 일입니다』는 2020년부터 ‘나눔과나눔’에서 무연고 사망자 장례 지원일을 하고 있는 김민석의 산문집이다. ‘나눔과나눔’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인권을 존중받으며 살아갈 권리가 있듯이 존엄하게 생을 마무리할 권리 또한 있음을 인식하며 무연고 사망자의 공영장례를 지원하는 사단법인으로 매년 3천여 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는 무연고 사망자의 처리된 죽음과 애도의 문제를 둘러싼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라고 하면 흔히들 법적,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를 떠올리기 쉽지만, 고인에게 가족과 연인, 친구가 있음에도 그것이 장사법에서 인정하는 연고는 아니기에 무연고 사망 처리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20년 보건복지부에서 가족이 아니어도 장례를 주관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으나 이 역시 고인이 무연고 사망자로 확정된 이후에야 가능한 상황이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책은 저자가 장례 지원을 하며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다양한 사연을 각색해 담고 있으며, 현재의 장사법과 의료법의 맹점에서 비롯된 차별과 박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애도하는 게 일입니다⟫
지은이 김민석
출간정보 지식의숲(넥서스) / 2023-01-10


『도둑맞은 자전거』는 현재의 대만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우밍이의 2015년 작이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의 장편소설로 1992년 자전거와 함께 사라진 아버지와 그의 행방을 찾는 아들 ‘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청’이 고물 수집가를 통해 알게 된 자전거의 행방은 뜻밖에도 현재 대만에서 출발해 제2차 세계대전의 전장으로까지 이어지는데, ‘청’은 아버지의 과거를 마주하며 제대로 알려진 적 없는 대만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대만 100년사에 얽힌 다양한 기억을 담고 있으며, 대만의 현대화 과정과 식민 시대의 역사를 서정적이고 매혹적인 문체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책은 2018년 대만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 후보에 오르기도 했는데, 주최 측에서 작가의 국적 표기를 ‘대만, 중국’으로 변경하고 여기에 영국 주재 중국 대사관이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작가와 대만 외교부의 항의에 더해 여론의 비난 또한 거세지면서 주최 측은 작가의 국적을 다시 ‘대만’으로 수정했다.

⟪도둑맞은 자전거⟫
지은이 우밍이
옮긴이 허유영
출간정보 비채 / 2023-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