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호 ‘섬’
이젠 불확신의 속내를 숨기네
난 어느새 멈춰 서서 세상의 속도를 구경해
따라가기엔 저 멀리
날 기대던 사람들 늘 내게 답을 구했던 질문들
이젠 다들 알아서 잘 해 나가네
다 고마워 함께 했던 나와의 시간이 조금이나마
너의 삶에 도움 됐길 바랄게
나 가까이 떠있는 섬이 될게
날 좋으면 작은 배를 타고 내게 와줘
너만 와 모두의 얘기는 자신이 없어
둘이 나눈 소소한 비밀 이 섬 만의 꽃들이 될 거야
자 가끔 손 흔들어 줄래 섬을 향해
거기 가쁜 숨을 한번 돌리고 싶을 때
사랑해 멀리 떨어져 얼굴 못 보아도
너도 언젠가 너만의 섬으로 나를 초대할 거야
설득하지 않아도 막 우기지 않아도 되는 생각들
우린 진작 알았지 섬으로 갈 걸
다 다르던 세상 서로 끄덕였던 놀라운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젠 알아
나 가까이 떠있는 섬이 될게
날 궂으면 다음 배를 타고 내게 와줘
너만 와 모두의 얘기는 자신이 없어
우리만이 통했던 말들 이 섬 만의 언어가 될 거야
자 가끔 손 흔들어 줄래 섬을 향해
거기 지친 몸을 쉬게 해주고 싶을 때
사랑해 멀리 떨어져 얼굴 못 보아도
너도 언젠가 너만의 섬으로 나를 초대할 거야
살아줘 기억해 들려줘 그 때 너의 섬에서
“요즘 저는 섬이 되었다고 느끼는데요. 원래는 대중과 함께 어울리는 육지의 일부였으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기후와 지형의 변화를 겪으면서 작은 섬이 되었달까요. 저만의 규칙과 개성으로 돌아가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그런 섬이요. 생각해보면 저 역시 어렸을 때는 스스로를 대중을 상대하는 사람으로 인식했고, 내 노래를 무작정 널리 퍼뜨리고 싶다는 욕심을 우선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저의 그릇도 알게 되고 또 저라는 사람의 본성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대중을 무작정 설득하려는 시도보다는 내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노력을 하고 싶어요. 나만의 섬을 가장 윤종신스럽게 가꾸고 거기에 오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싶은 거죠.”
윤종신의 ‘섬’은 은둔이나 도피와는 거리가 멀다. 그곳은 육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며, 따라서 약간의 수고만 하면 언제든 넘어가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가까이 있더라도 일단은 떨어져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떨어져 있어야만 비로소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으니까. 자신만의 섬을 지켜내야지만 비로소 그를 진실로 애정해주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으니까. 세상의 평가나 기준과는 상관이 없는 섬. 좋은 것들에 대해서만 마음껏 얘기 나눌 수 있는 섬. 윤종신이 꿈꾸는 섬은 그런 섬이고, 그곳은 윤종신이라는 콘텐츠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일종의 플랫폼이기도 하다.
“저는 30년 넘게 노래로 저의 이야기를 해오고 있는데요. 이제는 진짜로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남았구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의리나 추억 때문이 아니라 진짜로 내 음악이 좋아서 남은 사람들. 때로는 대중적이지 않고 때로는 모나 있어도 여전히 내 음악이 잘 맞고 궁금한 사람들. 아마도 이런 분들이 저의 섬으로 기꺼이 찾아와주는 것이겠지요. 버스 안이나 지하철에서 제 노래를 검색해 들어주는 사람들. 쉬고 싶을 때나 가쁜 숨을 돌리고 싶을 때 제 음악을 떠올려주는 사람들. 이따금 제가 생각날 때마다 작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저라는 섬으로 건너와 주는 사람들. 저는 계속 이 섬을 지키고 있을 테니 언제든 놀러와주시길. 함께 끄덕이며 우리가 잘 맞는다는 느낌을 즐겨주시길.”
[10월호 이야기]“물러섬… 때가 오면 향해야 하는 곳.”
Music >
Lyrics by 윤종신
Composed by 윤종신 이근호
Arranged by 강화성
piano&keyboard 강화성
programming 신정은
whistling 전영세
Recorded by 윤종신 김지현(@STUDIO89)
Mixed by 김일호(Asst.서유덕)(@STUDIO89)
Mastered by 권남우(@821 Sound)
MV >
출연 윤종신
프로덕션 구달스필름
감독 장소하
프로듀서 김형민
조감독 조영래 최송희
촬영감독 한상길
촬영팀 윤여유
안전요원 한서대 해양스포츠교육원 배찬희
촬영선 마검포항 레드호
스타일리스트 오영주
헤어 이재원
메이크업 최송이
매니지먼트 정윤진
편집 장소하
색보정 김정호
도움주신 분들
해마보트웍스 김충곤
한서대 레저해양스포츠학과 선봉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