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내가 데뷔 했을 때 윤상은 이미 22살의 나이로 우리 가요계를 한 번 뒤집고 업그레이드 시켰다. 난 동료이기 전에 그의 팬이었고, 그는 김현철, 정석원 등과 함께 내가 나의 노래를 초라하게 느낄만큼 세련되고 앞서나가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나는 그를 동경했고 그와 작업을 하고 싶었다. 1991년 여의도 MBC 7층 라디오국 화장실에서 나는 “윤상씨 곡 좀 받을 수 있을까요?” 하고 조심스럽게 물었고, 윤상은 씩 한번 웃으며 그러자고 했다.

그 이후 우리는 서로 바빠지고 못 보고… 90년대는 가수와 작곡가와 제작자가 무리 지어 팀처럼 작업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각 무리들은 서로의 자존심을 유지하며 어떻게 보면 폐쇄적 작업 시스템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내가 속해 있던 대영AV(015B 정석원, NEXT 신해철, 전람회, 김동률 등), 동아기획(김현철, 봄여름가을겨울 등), 라인기획(김창환 김형석 천성일), 그리고 윤상, 손무현, 하광훈 선배 등이 포진된 그룹들. 시간이 흘러 나도 어느새 나만의 작업으로 내 앨범을 꾸려나가게 되었지만, 여전히 윤상에 대한 동경은 변함이 없었다.

나는 그의 곡과 편곡에 내 목소리를 얹고 싶은 바람으로 2000년 초반에 또 한 번 부탁을 했으나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후 친한 형으로 술잔을 기울이다 또 부탁을 했지만 곡이 잘 안 나온다며 번번이 거절을 당했다. 그러다 2012년, 곡을 부탁한 지 21년 만에 <월간 윤종신> 10월호에 이 사람의 곡을 받아내고야 말았다. ‘나쁜’형 윤상… 곡 설명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

우리 또래가 80년대 향유했던 마이너 발라드의 느낌을 2012년의 사운드와 2012년식 직설화법의 가사로 풀어내었다. 충분한 간주, 충분한 후주가 있다, 요즘 음악에선 볼수 없는… 그리고 노래 후반의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박인영의 스트링 편곡과 조정치 기타. 연주자들의 기량을 맘껏 들을 수 있게 최대한 페이드아웃을 길게 늘여 놓았다.
‘나쁜’은 윤상과 윤종신이 만들어 낸 2012년식 신파다.

그 홀가분 했던 몇 달이 다야
최선이라 믿었던 이별
그 효과는 상처만 깊어진
그럴듯한 싸구려 진통제
못되게 굴었던 내 싫증에
이미 짐이 되버린 널 향했던
구차하고 비겁한 나의
이별 만들어 가기
절대 용서하지마
때늦은 후회로 널 찾아도
무릎 꿇어도
사랑했단 이유로
니 마음 돌리려 해도
아플 때면 이미 늦은 거라던
그 어떤 병처럼 다 받아들일게
이제와 지금이 널 가장
사랑하는 순간 일지라도
결국 언젠간 잊을거라도
결국 현명한 어른이 되도
내겐 아팠던 지금 이 순간들은
눈가 주름 속 이끼처럼 남아
무뎌져 웃는 어른이 싫어
무뎌져 흐뭇한 추억 싫어
댓가를 치를게
진심의 너를 귀찮아 했던
나의 최후를
절대로 날 용서하지마
때늦은 후회로 널 찾아도
무릎 꿇어도
사랑했단 이유로
니 마음 돌리려 해도
아플 때면 이미 늦은 거라던
그 어떤 병처럼 다 받아들일게
이제와 지금이 널 가장
사랑하는 순간 일지라도
미안해

1990년 내가 데뷔 했을 때 윤상은 이미 22살의 나이로 이미 우리 가요계를 한번 뒤집고 업그레이드 시켰다. 난 동료이기 전에 그의 팬이었고 그는 김현철, 정석원 등과 함께 나의 노래를 초라하게 느낄 정도로 세련되고 앞서나가는 음악을 했다. 나는 그를 동경했고 그와 작업을 하고 싶었다. 91년 여의도 MBC 7층 라디오국 화장실에서.. ‘윤상씨 곡 좀 받을 수 있을까요?’ 난 조심스럽게 물었고 윤상은 씩 한번 웃고 그러자고 했다.

그 이후 또 한번 연락없이 서로 바빠지고 못보고.. 90년대는 가수와 작곡가 제작자가 무리지어 팀처럼 작업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각 무리들은 서로의 자존심을 유지하며 어떻게 보면 폐쇄적 작업 시스템이 만들어 졌다. 예를 들면 내가 속해 있던 대영AV(015B 정석원, NEXT 신해철, 전람회 김동률 등), 동아기획 (김현철, 봄여름가을겨울 등등), 라인기획(김창환, 김형석, 천성일) 그리고 윤상, 손무현, 하광훈 선배 들이 포진된 그룹들.. 시간이 흘러 나도 어느새 나만의 작업으로 내 앨범을 꾸려나갔지만 여전히 윤상에 대한 동경은 변함이 없었다.

그의 곡과 편곡에 내 목소리를 얻고 싶은 바람으로 2000년 초반에 한번 부탁을 했으나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후 친한 형으로 술잔을 기울이다 부탁했지만 곡이 잘 안 나온다며 번번히 거절.. 그러다 2012년 드디어 월간 윤종신 10월호에 부탁한지 21년 만에 이 사람의 곡을 받아내고야 만다. ‘나쁜’형 윤상.. 곡 설명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 우리 또래가 80년대 향유했던 마이너발라드의 느낌을 2012년 사운드로 2012년 식 직설화법의 가사로 풀어내었다.

충분한 간주 충분한 후주가 있다.. 요즘 음악에선 볼 수 없는.. 그리고 노래 후반의 드라마틱한 박인영의 스트링 편곡과 조정치 기타의 어우러짐은 요즘 노래 곡에서 보기 힘든 연주자들의 기량을 맘껏 들을 수 있게 최대한 페이드아웃을 길게 늘여놓았다. “나쁜”은 윤상과 윤종신이 만들어 낸 2012년 식 ‘신파’다.

발행인 겸 편집장 윤종신

디지털 매거진
Edit 김주성
Design 최고은
Plan 최진권
Making Photo 권철, 최고은

음악
Compose & Arrange 윤상
Produce 윤상
Lyrics & Song 윤종신
Strings Arrange & Conduct 박인영
Drum 신석철
Bass 한가람
Guitar 조정치
Rhodes Piano 유희열
Keyboard 윤상

앨범아트
Photo 안성진
Design 공민선

뮤직비디오
Director 김형민
DOP & Color Grading 권철
Producer 이승호
Assistant 이혜진

스타일링
오영주, 오진주

매니지먼트
조배현, 하영진, 박상현

발행
MYSTIC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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