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편집자 이환희 씨는 만 35세에 발병한 뇌종양으로 약 반년간 투병하다 지난 2020년 11월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생전에 만든 책은 모두 스물다섯 권이었는데, 그중에서는 ⟪지혜롭게 나이 드는 것⟫과 ⟪다가오는 말들⟫처럼 많은 이들에게 가닿은 책도 있었다. 그는 출판편집자일 뿐만 아니라 윤종신 음악의 애호가이기도 했다. 윤종신 공식 팬클럽 ‘공존’에서 10여 년간 활동했으며, 여러 매체를 통해서 윤종신 음악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낸 바 있다. ⟪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는 이환희 씨가 그간 남긴 글에 그의 반려인이자 출판편집자인 이지은 씨가 응답을 더한 글을 모은 에세이집이다. 이지은 편집자는 이환희 편집자를 떠나보낸 후 100일간 매일 같은 시간에 글을 쓰며 애도했는데, 그가 생전에 남긴 방대한 분량의 글 덕분에 날마다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가 남긴 글 속에는 그녀가 공유하고 있던 시절뿐만 아니라 미처 알지 못했던 시간까지 총망라되어 있었고, 그녀는 그 글 속에 담겨 있는 익숙하고 낯선 생각과 감정 들을 나침반 삼아서 때로는 긴밀해지고 때로는 느슨해지는 서로의 삶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포개어본다.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한 사람에 대한 내밀한 보고서이자 생과 사의 시간을 초월한 대화록이다. 윤종신은 이 책의 추천사를 이렇게 썼다. “오랜 시간 내 노래를 좋아한 이환희와 그 노래들을 함께 들으며 사랑을 증폭해 온 이지은의 한없이 소중한 기록들. 사랑이 언제 끝나는지, 애도가 과연 가능한지 언제나 의구했던 내 마음을 두드린다. 이환희가 떠난 지 어느새 1년, 이 책이 두 사람을 위해 만든 우리의 노래로 이어지기를.”

⟪들어 봐, 우릴 위해 만든 노래야⟫
지은이 이환희, 이지은
출간정보 후마니타스 / 2021-11-21

지난 2012년 71세의 나이로 작고한 노라 에프런은 전 세계 영화 시장에서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흥행 바람을 불러일으킨 중요한 이름이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 <지금은 통화 중>, <그녀는 요술쟁이>, 그리고 <줄리 & 줄리아> 등을 연출했으며,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이라 불리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각본을 쓰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 여성 영화감독이 희귀했던 시절부터 입지를 다졌으며, 아카데미 각본상 부문에 여러 번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는 노라 에프런의 마지막 에세이집이다. <뉴욕 포스트> 기자를 거쳐 여러 유명 잡지에 기고를 하는 칼럼니스트였던 그녀는 여러 편의 에세이집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에 반열에 오르기도 했는데, 이 책은 그녀가 마주한 노년의 삶을 주로 이야기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의 의미와 진실, 거기에서 비롯된 성찰들이 그녀의 기억과 경험, 취향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지며, 그녀가 만든 실패작들에 대한 생각과 두 번의 이혼이 미친 영향, 그리고 가족과 사랑과 우정이 전해준 소중한 감정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쓴다. 자신을 연민과 과장 없이 유쾌하고 우아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빛난다. 2010년에 출간되었던 ⟪철들면 버려야 할 판타지에 대하여⟫의 개정판이다.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지은이 노라 에프런
옮긴이 김용언
출간정보 반비 / 2021-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