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호 ‘Slow Starter'(With 이승기)
뭐든 빨리 깨닫지 못했던 나
너의 소중함들도 내게 온 그 기회들도
그땐 바보처럼
앞서가던 그 친구들의
뒷모습은 내게 거대한 그늘로
애써 따라가려던 버거웠던 그 몸부림 속에
나도 모르게 좁혀지던 그 거리는
난 아니라고 타고 난 게 없다고
가진 게 없는 나라고 매일 부르던 노래
너무 부족하다고 매일 메꾸려 했던
그 팔에 흐르던 땀은
증발하지 않아 차곡차곡
내 빈틈에 이야기들로 차 난 이제서야
두려웠어 뭐든 안 될 때
이것저것 핑계 만을 떠올릴 때
나를 바라보는 눈
남의 눈에 나를 맞추려던
길었던 날들 거쳐야 했던 그 날들
난 아니라고 타고 난 게 없다고
가진 게 없는 나라고 매일 부르던 노래
너무 부족하다고 매일 메꾸려 했던
그 팔에 흐르던 땀은
증발하지 않아 차곡차곡
내 빈틈에 이야기들로 차 난 이제서야
좁은 가슴들이 던졌던
그 원망들과 쉬웠던 외면
다행히도 늦지 않아서
포기하지 마 아프면 아픈 얘기
그 모든 순간순간 나만의 이야기야
멈추려 하지 마
분명 날아오를 기회가 와 좀 늦더라도
내 눈가의 주름 깊은 곳엔 뭐가 담길지
궁금하지 않니 답은 조금 미룬 채
지금은 조금 더 부딪혀봐
“‘Slow Starter’라는 말에는 단지 늦게 시작한 사람이라는 뜻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많든 적든 일단 시작하는 사람은 결과에 상관 없이 일단 부딪쳐 보는 사람이고 끊임없이 발전하려는 사람이거든요. 언제라도 겪어보고 시도하려는 사람. 저는 이 제목에는 그런 뜻도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에 작업하면서 지금의 저에게도 ‘Slow Starter’의 마음이 충만하다는 걸 확인하게 됐어요. 나이는 많지만 아직 발현하지 못한 것도 보여주지 못한 것도 많다고 생각하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거든요. 올해는 리페어 프로젝트로 꾸려가다 보니 그때 그때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바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답답함도 있었는데, 내년부터는 좀 더 본격적으로 펼쳐보고 싶어요.”
윤종신은 이번 리페어를 준비하면서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좀 더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아티스트를 원했다. 그동안 윤종신 노래를 즐겨 들어왔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윤종신 노래를 접해본 적 없는 나이대의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가닿을 수 있는 내용의 가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난이도가 꽤 높아서 부르기 쉽지 않은 이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줄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널리 퍼뜨릴 수 있는 힘이 있는 아티스트.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오직 한 사람, 이승기였다. 보통 리페어 프로젝트를 콜라보레이션으로 진행할 때는 참여 가수에게 곡 선택을 열어두었는데, 이번에는 곡과 아티스트를 처음부터 매칭해서 작업했다.
“작년에 ‘뻔한 남자’를 작업하면서 승기가 노래 하는 방식에 완전히 매료되었어요. 딕션도 좋고 소리를 힘 있게 잘 지르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화법과 가사 해석력이 정말 좋았거든요. 배우이기도 해서 그런지 정말 가사를 한 편의 이야기로 완성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쓰는 발라드는 가수로서도 연기를 해야만 하는 순간이 있는데, 승기는 거기에서 빛을 발하는 거죠. 작곡가로서 이런 아티스트를 만나는 건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고,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다면 꼭 승기에게 곡을 선물하고 싶어요.”
[10월호 이야기]“돌아보면 다 Slow Starter.”
Music >
Lyrics by 윤종신
Composed by 윤종신, 이근호
Arranged by 나원주
Drums 신석철
Bass 최인성
Piano 나원주
Guitars 홍준호
Strings 융스트링
Background Vocals 하림
Recorded by
윤종신, 정재원(@STUDIO89)
Mixed by 김일호(@STUDIO89)
Mastered by Stuart Hawkes(@Metropolis Studio)
Music Video >
VCR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