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주 “사랑도 일도 서툴러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2021 <월간 윤종신> Repair 7월호 ‘아마추어’의 앨범 커버를 디자인한 권진주 님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간략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속 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디자인하는 ‘그레이프랩’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권진주입니다. 재생소재와 적정기술을 가지고 실험하며, 우리가 사용함으로써 소셜임팩트를 가질 수 있도록 제품화시키는 일을 합니다.
– 2021 <월간 윤종신> 리페어 7월호 ‘아마추어 앨범 커버 아티스트로 선정되셨는데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오롯이 윤종신 PD님의 목소리로 불린 ‘아마추어’를 들으니,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4년 전 장재인 씨가 불렀던 원곡을 좋아했었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친구를 사람들한테 좋은 모습으로 소개해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 먼저 노래를 듣고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리페어 버전의 ‘아마추어’는 우리는 언제까지나 아마추어니까 사랑도 일도 서툴러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어깨의 긴장이 풀리는 것 같기도 하고, 마스크 안에 갇힌 답답한 숨을 잠시 잊을 수 있는 것 같기도 했고요. 지금 우리가 겪는 이 지난한 시간이 길게 보면 기상이변이고 지나갈 일이니까 매일매일의 사소한 일상의 기쁨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다짐도 했어요!
– 이번 작업은 어떤 생각과 의도로 진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작년 여름 윤종신 PD님께서 플로리다에서 찍은 사진 위에 ‘아마추어’라는 키워드를 이미지화했습니다. 수영장에서 아마추어는 튜브가 필요하죠. 나도 내가 아마추어인 순간에 튜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습니다. 픽셀을 형상화한 서체를 변형해 90년대 후반의 감성을 재현해보았고, 어눌한 비율과 무딘 각으로 튜브의 뚱뚱함과 두둥실함을 표현해봤어요. 튜브처럼 뒤뚱뒤뚱하되 무게감은 크지 않은 인상을 주려고 했습니다.
– 작업하시면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말씀해주세요.
‘음원에 비해 너무 귀여워져버린 커버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는데요. 리스너들마다 표지에서 느끼는 인상이 다를테니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습니다. 흥미로운 실험의 기회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 그동안 어떤 작업을 해오셨는지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픽디자이너로 PaTI 디자인팀, KOTRA, 미스틱엔터테인먼트, 그레이프랩에서 일했습니다. 브랜딩, 출판, 인쇄, 전시 기획&디자인, 포토, 앨범 비주얼 기획, 영상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 작업 관련해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나 영역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요즘은 제가 하고 있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설명하고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마케팅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레이프랩에서 제가 만드는 제품이나 컨텐츠에는 소셜임팩트를 위해 정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데, 그 진정성이 쉽고 정확한 언어로 소개 되길 바라고 있어요.
– 앞으로의 작업/활동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최근에 디자인에 참여한 제품이 올해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부분 수상을 했어요. 재생 종이 단 1장을 접어서 만든 휴대용 노트북 스탠드 ‘g.flow’인데요!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확신과 나아갈 힘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디자이너로 밥벌이를 하다 보면 사회적 역할이나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 볼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은데요. 그래서 현재 일하고 있는 그레이프랩에서 더 이상하고 재밌는 제품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