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윤상이 가장 세련된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윤종신은 2012 <월간 윤종신> 하반기의 테마를 프로듀서 특집으로 꾸며야겠다고 결심했을 때부터, 윤상을 1순위에 올려두었다고 한다. 윤종신에게 윤상은 동시대에 활동을 하는 뮤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존경의 마음을 갖게 하는 사람이었다. 윤종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도시적이고 세련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가 윤상이라고 꼽는다. “윤상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나는 내 음악과 그의 음악을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내 음악은 이 사람의 음악에 비해 왜 이렇게 테크니컬적으로 투박할까, 왜 이렇게 뭔가 듬성듬성한 느낌일까, 하고 고민했죠. 나는 작가로서 좀 더 깊게 파고 들어가야겠다 싶었고, 좀 더 공을 들이고 싶었고,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아, 윤상처럼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있었던 거죠. 윤상은 항상 나보다 조금 더 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윤상은 항상 나보다 조금 더 가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윤종신은 오히려 윤상의 아주 오랜 팬이었기 때문에, 그를 선망했기 때문에, 작업을 의뢰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몇 번 제안했으나 거절 당했던 기억도 솔직히 꺼내놓았다. 그러므로 이번 작업이 그에게는 신기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윤상은 윤종신과의 작업 소감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종신이가 21년 전에 화장실에서 곡을 부탁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지나가듯이 말한 건 기억 못해요. (웃음) 작업을 같이 하자는 얘기는 종종 해오긴 했는데, 어떻게 실제 작업까지는 닿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제가 미국에서 막 돌아왔을 때, 함께 밥을 먹다가 얘기가 나온 거죠. <월간 윤종신>을 명목으로 제가 제대로 의뢰를 받은 거였어요. 드디어 종신이와 작업을 하게 돼서 후련합니다.”
윤종신과 윤상이 처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작업인 만큼, 2012 <월간 윤종신> 10월호 ‘나쁜’을 만드는 두 사람의 포부는 남달랐다. 특히 곡을 쓰고 프로듀싱한 윤상이 그랬다. 평소 꼼꼼하고 완벽한 작업 스타일로 회자되고 있는 아티스트답게, 윤상은 그저 단순히 윤종신이 윤상의 곡을 하나 받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지는 않았다고 한다.
“오랫동안 기억될만한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의욕적으로 했고요. 그러니까 저는 할만큼 했다고 생각하는 거죠. (웃음) 그리고 생각해보니까 이 곡이 올해 제가 남한테 처음으로 준 노래더라고요. 저는 여러가지를 신경쓰다 보니 쉽게 곡을 못 쓰는 스타일인데, 이번 계기로 곡을 자주 써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1968년생. 1989년 故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을 작곡하면서 가요계에 데뷔했다. 1991년에 1집 앨범 [윤상]를 발표했고, 그 이후로 ‘이별의 그늘’, ‘흩어진 나날들’, ‘가려진 시간 사이로’, ‘한 걸음 더’, ‘사랑이란’ 등의 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전자음악과 월드뮤직 애호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시대를 앞서나간 천재 아티스트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 KBS 쿨FM <윤상의 팝스팝스>와 KMTV의 <뮤직 트라이앵글>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