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반니의 방⟫을 시작으로 제임스 볼드윈의 대표작이 하나둘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 제임스 볼드윈은 현대 미국 문학사를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름으로 흑인과 소수자의 목소리를 가시화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작가이자 운동가이다. 젊은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 앨런 긴즈버그, 장 주네, 보포드 델라니, 말런 브랜도 등 많은 예술가와 교류했고, 더 나아가 흑인의 삶을 둘러싼 차별과 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수많은 시와 에세이, 희곡 등도 남겼다. 이번에 출간된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는 1963년에 발행되어 미국 전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제임스 볼드윈의 에세이집이다. 이 책에는 편지 형식의 에세이 두 편이 실려 있는데, 조카에게 보내는 <나의 감옥이 흔들렸다:노예 해방 1백 주년을 맞아 조카에게 보내는 편지>와 미국인 전체에게 보내는 <십자가 아래에서: 내 마음속 구역에서 보낸 편지>, 이 두 작품으로 제임스 볼드윈은 마틴 루서 킹과 맬컴 액스만큼이나 중요한 목소리가 되었다. 쓰인 지 반세기가 훌쩍 넘었으나 그 메시지가 아직도 유효해서 안타까운,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지금이기에 더욱더 절실하고 필요한 이야기이다.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
지은이 제임스 볼드윈
옮긴이 박다솜
출간정보 열린책들 / 2020-7-20

옥타비아 버틀러는 SF 소설을 따라 읽다 보면 반드시 등장하는, SF 소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크나큰 찬사와 존경을 받는 작가이다. 흑인이자 여성인 그녀는 인종 문제와 젠더 문제에서 비롯된 다양한 이야기를 독특한 세계관과 흥미진진한 전개 안에 담아냈으며, 휴고상과 네뷸러상, 맥아더 펠로우십을 받아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패터니스트’ 시리즈, ‘제노제네시스’ 시리즈, ‘패러블’ 시리즈 등 주로 시리즈 작업을 많이 한 가운데, 대표작인 ⟪킨⟫과 ⟪와일드 시드⟫, 《블러드 차일드》는 국내에서도 출간되었다. ⟪쇼리⟫는 지난 2006년 58세로 타계한 옥타비아 버틀러의 마지막 작품이다. 기억을 상실한 채 숲속에서 깨어난 흑인 소녀가 ‘뱀파이어’라는 정체성을 깨달음과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음모와 비밀에 다가가는 이야기이다. 뱀파이어 전설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했으며, 인종과 섹스, 중독 등 인간 본성에 대해 탐구한다. 그녀의 다른 모든 소설처럼 속도감 있는 필체와 서스펜스가 빛난다.

《쇼리》
지은이 옥타비아 버틀러
옮긴이 박설영
출간정보 프시케의숲 / 202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