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디지털 성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해마다 리벤지 포르노나 몰래 카메라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로 인한 사건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작년 10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개인성행위정보 심의 및 시정요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심의되고 시정 대상이 된 피해 사례가 무려 4만 8천 건에 달하며, 이는 2015년과 비교했을 때(2019년 상반기 기준) 무려 4배나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유출된 영상 대부분이 해외 서버로 유통되고 있어서 단속도 어려운 실정.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메튜 홀과 제프 헌이 쓴 『리벤지 포르노』는 불법 촬영과 리벤지 포르노 등 상대방의 동의 없는 사생활 노출 현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각종 포르노 사이트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5천여 건이 넘는 피해 사례를 수집했고, 게시자가 피해자의 사진이나 동영상과 함께 올린 텍스트를 분석해 젠더 폭력과 학대를 묘사하는 특정 단어를 코드화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가해자의 심리를 읽어낼 뿐만 아니라 입법과 교육, 피해자 지원과 가해자 재교육 등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일들을 소개한다.

『리벤지 포르노』
지은이 메튜 홀, 제프 헌
출간정보 현대지성 / 2019-12-05

2019년은 국내 출판 시장에서 ‘SF 장르’가 본격적으로 비상한 한 해였다. 동시대 SF 소설이 가닿을 수 있는 최고의 깊이를 감각하게 해준 테드 창의 『숨』과 국내 SF 소설의 밝은 미래를 예감하게 해준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등을 필두로 하여 많은 SF 소설이 새로운 독자들을 만났으며, 고호관, 듀나, 정세랑 그리고 정소연 작가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하는 『오늘의 SF』라는 SF 무크지가 창간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SF 장르가 천착해온 지금 여기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과 변화를 향한 뜨거운 목소리가 드디어 한국에서도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는 SF 장르의 개념과 역사를 두루 살핀다. SF 장르가 발전해온 과정을 시기에 따라 ’원형의 태동’, ‘장르의 성숙’, ‘변주의 만개’, ‘상상의 월경’, 그리고 ‘미래의 현재’라는 소제목으로 나누고, 그 안에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51명의 거장을 배치해 소개했다. 이제는 명실공히 클래식이 된 메리 셸리, 쥘 베른, 올더스 헉슬리 같은 작가들부터 지금 가장 활발히 읽히고 있는 옥타비아 버틀러, 테드 창, 코리 닥터로우 등 같은 작가들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광활한 바다와 같은 SF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가이드북 같은 책이다.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지은이 김보영, 박상준, 심완선
출간정보 돌베개 / 2019-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