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는 2016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한 박상영의 첫 소설집이다. 제9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와 등단작인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를 비롯해 작가가 최근 2년 동안 발표한 7편의 중단편 소설이 담겨 있다. 앞을 예상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와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장면 연출, 그리고 가독성 높은 문체가 어우러져 책장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오랜만에 만나는 읽는 맛이 진한 소설집이다.

이번 소설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망하고 실패한다. 세상의 중심이 되길 꿈꾸며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지만 번번이 한심하고 못난 자신을 자각하게 될 뿐이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잊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그 모든 눈물 겨운 노력은 결국 자기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우스워서 슬프고 애틋해서 초라한 이들의 민낯은 사랑하고 싶고 사랑 받고 싶은 우리들의 얼굴과 겹쳐진다. 박상영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들을 묶어낼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세상 어딘가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를테면 필름이 끊기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만취해 택시를 타면 이유 없이 눈물이 쏟아지는 사람, 스스로를 씹다 보린 껌이나 바람 빠진 풍선처럼 여기는 사람, 사후 세계를 믿지 않는 사람, 함부로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경계하는 사람, 그렇게 잘난 척을 하며 살다보니 나 아닌 누군가에게 한 번도 제대로 가닿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달아버린 사람.”(김주성)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지은이 박상영
출간정보 문학동네 / 2018-09-07

『청소하면서 듣는 음악』은 그래픽 디자이너 이재민이 자신의 인스타그램(@round.midnight)에 1~2주에 한 번씩 게시해온 음악과 관련된 글을 모아 펴낸 책이다. 이재민은 2006년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fnt를 설립한 이후로 동료들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극장 등의 문화 행사나 공연 작업 뿐 아니라 ‘9와 숫자들’, ‘김성배’, ‘박재범·기린’, ‘김오키’ 등등의 음반 디자인 작업을 맡아 진행하기도 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음악과 음반을 일상과 생활 무척 가까운 거리에 두어왔고, 규칙 없이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음악을 선곡해 듣고 글을 써왔는데, 이 책에는 다이애나 로스, 자니 하트먼, 빌 에반스, 피쉬만즈, 조니 미첼을 지나 사이먼 앤 가펑클, 여러 재즈 그룹들, 맥 드마르코, 9와 숫자들, 유스 라군까지 이어지는 여정이 담겨있다.

뮤지션이자 책방 무사를 운영하는 요조는 이 책의 추천사에 “이재민의 호흡은, 귀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다. 그의 대기 중에는 산소가 아니라 음악이 있다”고 썼다. 음악을 듣는 일이 한편으로는 청소와 같은 ‘정돈’과 ‘정화’의 일임을 생각한다면 이 책이 청소의 방법론을, ‘청소하면서 듣는 음악’같은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앨범 패키지에 대한 인상을, 음악이 흐른 뒤에 남겨진 자리를, 뮤지션에 대한 감상적인 소개를 조금씩 읽어나가면서 ‘음악으로 청소하는 법’을 깨달을지도. (유정미)

『청소하면서 듣는 음악』
지은이 이재민
출간정보 워크룸 프레스 / 2018-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