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_whenshe_201802

엄마가 돌아가신 다음에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일은 영정사진으로 사용할 사진이 없었다는 것이다. 내가 찍었던 사진들은 배경과 분위기에 치중했고, 엄마의 아이폰에는 셀카가 여러 장 있었지만, 그것도 영정사진으로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엄마가 셀카를 찍는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집에 있던 앨범을 꺼내고 나서야 몇 년 전 사진 한 장을 고를 수 있었다.
함께 수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우리는 왜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찍어놓지 않았을까?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일 거라고 어렴풋이 생각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예고도 없이 사라질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결국, 남동생의 훈련소 수료식에서 찍은 셀카가 엄마와의 마지막 가족 사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