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너무 많다. 원래 이랬었나 싶을 정도로 쓸고 닦고 빨래하고 씻고 버렸는데 다시 또 가득한 집안일을 마주할 때마다, 때때로 아프거나 외로운 내 곁에 아무도 없을 때, 지옥같은 요리를 만들어냈을 때, 도저히 물건들이 정리가 안 될 때, 혼자 산다는 자유란 달콤 쌉싸름한 것이라고 깊게 새긴다. 천장의 작은 점을 바라보며 ‘아 살림이시여 진정 해답은 없는 것인가요!’를 외치던 간절한 순간 이 책을 만났다.

<나 홀로 첫 생활>은 에세이스트이자 정리수납 전문가인 야나기사와 고노미가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해 내 삶을 즐기는 생활 아이디어 79개를 담아낸 책이다. 골치 아픈 살림 거리를 총 5개의 챕터로 나누어 정리했는데, 기존 책들보다 더 간단하고 쉬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 할 수 있지만, 결과물은 결코 어설프지 않은 집안일 아이디어를 담아내 더욱 유용하다. 본인이 무척 바쁘다거나 스스로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2장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쓰레기 처리부터 바느질, 얼룩 제거까지 사소하지만 자꾸만 신경 쓰여 짜증 나는 살림을 쉽게 해치우는 방법을 알 수 있다. 건강한 밥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3장을 탐독하면 되는데, 딱딱해진 빵을 간단하게 프렌치토스트로 만드는 법이나 조리할 필요 없는 음식으로 만드는 한 끼 식사법을 소개한다. 이밖에도 1장에는 정리와 버리기를, 4장에는 씀씀이와 관련된 현명한 살림 계획을, 5장에는 집을 사랑하고 집과 나를 가꾸는 방법을, 내 건강을 지키는 작은 원칙을 담았다.

정리된 집을 둘러볼 때 문득 내가 대견할 때가 있다. 좁지만 반짝이는 집을 보면 ‘그럼에도 잘 버티고 있구나, 그래도 스스로 이만큼이나 해냈구나. 이건 나도 쉽게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되뇌게 되는 것이다. 이제 막 독립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혼자 살기 시작한 친구나 가족을 둔 이에게, 혼자 살지만 같이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 홀로 첫 생활>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실용서가 되어 줄 것이다.

『나 홀로 첫 생활』
지은이 야나기사와 고노미
옮긴이 정미애
출간정보 컬쳐그라퍼/ 2017-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