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에서 만난 영화는 <랜드 오브 마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던 덴마크 영화로 제89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고 제88회 전미비평가위원회 외국어영화상 Top 5에 선정된 작품이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덴마크군이 포로로 잡은 독일 소년병들에게 서해안에 매설된 지뢰 해체작업을 맡겼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아직은 되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철부지 소년병들은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는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견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고난의 시간 또한 살아 있는 자의 특권이라는 것을, 그것은 모두에게 허락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이 영화는 장르적 재미와 강력한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내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허트 로커>의 말초적인 재미와 <쉰들러 리스트>의 묵직한 감동을 하나로 합친 것 같은 영화랄까. 소년들이 매설된 지뢰를 해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에서는 극한의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경험할 수 있으며, 나치의 잔해를 독일 소년들이 처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는 전쟁이 인간에게 남기는 상흔을 확인할 수 있다. 소년병들이 독일인이기 이전에 병사이기 전에 평범한 소년들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 감독관의 모습에서는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자고 일어나면 테러와 전쟁으로 인한 새로운 사상 소식이 기다리고 있는 요즘, 점점 더 타인의 생과 사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스스로가 두려워지고 있는 요즘, 이 영화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혹은 잠시 잊고 있었던 전쟁의 맨얼굴을 마주하게 한다.

윤종신, 김세윤, 배순탁, 그리고 김이나가 <랜드 오브 마인>를 보고 감상을 나누었다.

COMMENT

윤종신 “죽어도 어른이 죽자. 기왕이면 아이보다는 어른이.”
김세윤 “결국엔 어떤 전쟁에서든, 누가 승리했든, 패배자는 언제나 인간. (베트남 시인 응우옌주이)”
배순탁 “전쟁, 쉽게 말하지 맙시다.”
김이나 “그곳에 사람이 있다.”

팟빵 > http://j.mp/1Uatkgl
iTunes > http://j.mp/1PuERak

<랜드 오브 마인(2015)>
Under sandet
감독 마틴 잔드블리엣
출연 로랜드 몰러, 미켈 폴스라르
시놉시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덴마크군은 포로로 잡아둔 독일 소년병들을 독일군이 매설한 지뢰를 찾아 해체하는 작업에 투입시킨다. 서해안 해변에 심어진 4만 5천 개의 지뢰. 지뢰를 모두 제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석 달. 한 번의 실수가 곧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극한의 상황에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소년들의 멈출 수 없는 행진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