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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픽션>은 ‘몸에 관한 일곱 가지 이야기’를 담은 테마 소설집이다. 35세 이하 신진 예술가들의 연구 및 작품 창작을 지원하는 2016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주관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선정된 7인의 소설가가 ‘몸’이라는 큰 틀 안에서 신작을 쓰고 엮었다. 7인에게 ‘몸’은 같은 말이면서도 다른 말이다. 누군가에게 ‘몸’은 ‘목소리’이고, 누군가에게는 ‘어금니’이며, 누군가에게는 ‘손’이다. 7인의 생김새가 제각각인 것처럼 그들이 쓴 이야기 역시 어느 것 하나 비슷한 구석이 없다. 장르도 내용도 문체도 전부 다르다. 참여 작가들이 ‘몸’에서 어떤 부분에 주목했는지, 그 부분에서 어떤 이야기를 이끌어냈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가 자신에게 어떤 ‘대화’로 다가왔는지를 살피며 읽는다면, 이 책은 독자에게도 충분히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7편의 단편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김병운의 ‘말 같지도 않은’은 잦은 ‘삑사리’ 때문에 문득 죽은 어머니와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어느 초등학교 교사의 이야기이고, 나푸름의 ‘틈’은 어금니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가시화된 어느 부부의 위태로운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며, 양선형의 ‘불능의 천사’는 단장님의 사생아를 감시하는 한 남자의 눈에 비친 폭력과 살인으로 얼룩진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재영의 ‘목하의 세계’는 인간의 몸이 휘발되는 세계 속에서 인간의 몸을 얻기 위해 찾아오는 각양각색의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이진하의 ‘가방소녀’는 아이를 가방 속에 가두어 기르는 어느 어머니의 지나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며, 임현의 ‘엿보는 손’은 우연히 읽게 된 누군가의 소설이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확신하는 한 소설가의 이야기이다. 차현지의 ‘트릭’은 자신의 몸과 정신의 노쇠와 맞닥뜨린 어느 전기 작가의 이야기이다.

『바디 픽션』
지은이 김병운, 나푸름, 양선형, 유재영, 이진하, 임현, 차현지
출간정보 제철소/ 2017-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