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009_C002_02230K윤종신과 김연우는 이미 2010 <월간 윤종신>에서 함께 작업한 바 있다. 그 해 9월에 발표된 ‘후회왕’이 바로 그 곡이었다. 두 사람은 약 2년 6개월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윤종신은 작곡자로서, 그리고 작사가로서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남자 보컬로 성시경과 함께 김연우를 꼽는다. “제가 시경이와 함께 작업한 노래들은 조금 더 수려하게 꾸민 제 모습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미사여구도 많고, 조금 더 영화적이죠. 반면에 연우와 함께 작업한 노래들은 조금 더 리얼한 제 모습이 표현된 것 같아요. 생활밀착형이랄까요. 일상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어떤 상황을 묘사하면서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나가거든요. ‘청소하던 날’도 그렇고, ‘이별택시’도 그렇고, ‘금단현상’도 그렇죠. 그게 사실 연우의 이미지랑도 무척 잘 맞고요. (웃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토이의 2집에 수록된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의 녹음 때였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윤종신은 이 곡의 보컬 디렉팅을 맡았다. 김연우는 자신에게 윤종신은 발라드의 맛을 가르쳐준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A009_C001_02233O“그 당시 저는 연습도 팝송 위주로 했고, 락 발라드만 불러왔던 터라, 이른바 ‘토이표’ 발라드는 정말 생소했거든요. 저는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노래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희열이가 아무리 디렉팅을 해도 뭔가 밋밋하고 허전했던 거죠. 
종신이 형이 들어보시더니 이 느낌이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음절이 끊기는 것처럼 툭툭 내려놓듯이 불러보라고 지도해주셨죠. 처음에는 속에서 갈등이 많았어요. ‘아니, 노래를 왜 이렇게 부르라고 하지?’ 했어요. (웃음) 그런데 나중에 부른 걸 들어보니까 이 느낌이 굉장히 좋은 거예요. 이런 표현 방식이 있다는 걸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되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96년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두 사람의 시너지는 또 하나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탄생시켰다. 2013 <월간 윤종신> 3월호를 통해 서로의 노래를 바꿔 부른 두 사람은 리페어된 노래가 원곡보다 훨씬 더 멋진 것 같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20144067140257758001

김연우
1971년생. 1995년 제7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토이의 객원 보컬로 참여해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거짓말 같은 시간’,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히트시키면서 세상에 그의 목소리를 알렸다. 이제까지 모두 4장의 솔로 정규 앨범을 발표했으며, 특히 ‘연인’, ‘이별택시’, ‘이미 넌 고마운 사람’, ‘사랑한다는 흔한 말’ 등의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1년과 2012년에는 MBC에서 방영된 <나는 가수다>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보컬의 신이라는 뜻의 ‘연우 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론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가장 뛰어난 보컬리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